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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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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전쟁·테러로 우울한 성탄절…트리 불끄고 상점도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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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탄생지 베들레헴과 시리아·레바논 등지서 성탄 행사 대폭 축소

유럽에선 쾰른 대성당 테러 위협 등 이슬람 테러 징후로 어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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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강 서안 베들레헴의 교회에서 예배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에서 각각 전쟁의 고통이 멈추지 않는 가운데 지구촌은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성탄절을 맞이했다.

예수 탄생지로 알려진 요르단강 서안의 도시 베들레헴은 물론 시리아와 레바논 등 기독교인이 있는 중동 국가에서는 전쟁의 슬픔 속에 성탄절 행사를 취소하거나 대폭 축소했고, 유럽에서는 체코 총기난사 사건에 이어 독일 쾰른 대성당 테러 위협으로 인해 전역에서 보안이 강화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P·AFP 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예수 탄생지로 알려진 요르단강 서안의 도시 베들레헴의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다.

베들레헴에서는 매년 성탄절에 화려한 트리 점등식과 드럼·백파이프 연주자의 퍼레이드 등 축하행사가 떠들썩하게 진행됐으나, 올해는 트리나 불빛 장식, 퍼레이드, 캐럴 등 어느 것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베들레헴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불과 70㎞ 떨어진 가자지구에서만 2만명이 넘게 숨지자 도시 전체가 슬픔에 휩싸인 탓이다.

기독교 교회가 있는 시리아에서도 크리스마스 장식이 완전히 사라졌다.

시리아 북부의 중심도시인 아지아의 광장에는 12월이 되면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지고 화려한 조명과 장식으로 치장되지만, 올해는 광장이 텅텅 비었다.

시리아 가톨릭교회 교회 소속 모르 디오니시우스 앙투안 샤흐다 대주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지인 팔레스타인에서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며 "시리아에서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폭격 희생자들과 연대해 교회에서 열린 모든 공식 기념행사와 환영 행사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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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수도 마마스쿠스의 크리스마스 장식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거의 매일 폭격 소리를 듣게 된 레바논 남부의 기독교 마을에서도 축제 분위기는커녕 적막이 감돌고 있다.

국경 지역 상점들은 문을 닫고, 주민들도 전쟁의 포연을 피해 수도 베이루트 등의 임대 아파트로 옮겨갔다. 국제이주기구(IOM)에 따르면 레바논에서는 벌써 7만2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레바논 남부 국경에 있는 기독교도들의 마을 클라야는 성탄절쯤이면 외국에 사는 가족과 친인척들이 돌아와 활기를 띠었지만, 올해는 마을 인구의 60%만 남아있다. 해가 진 뒤에는 거리를 오가는 사람조차 보기 힘들다.

가자지구에서는 전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유엔 직원을 포함한 한 대가족 70여 명이 사망하는 등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피란길에 오른 주민 220만명 중 상당수가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은 성탄절에도 안식할 곳 하나 없이 생존을 위해 사투를 벌여야 한다.

전쟁 속에서 두 번째 성탄절을 맞은 우크라이나는 올해도 스산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다.

러시아가 겨울을 겨냥해 최근 발전소 등 기반 시설에 공격을 강화한 탓에 우크라이나는 또다시 전기, 난방, 물 공급 부족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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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키이우 독립광장에 설치된 크리스마스트리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다만, 올해는 우크라이나가 100여 년 만에 1월 7일이 아닌 12월 25일에 성탄절을 기념하는 해인 만큼 성탄 행사들이 작년보다는 다채롭게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영향력 지우기' 일환으로 율리우스력을 기준으로 매년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한 러시아 정교회의 관행과 결별했다.

유럽에서는 성탄절을 앞두고 체코 카렐대에서 총기 난사로 14명이 희생된 데 이어 곳곳에서 테러 위협이 감지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다.

독일 쾰른 경찰은 서유럽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쾰른 대성당에 대한 '위험 경고'를 접수하고 23일 탐지견 등을 투입해 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해당 위협 정보가 새해 전날에 대한 것이나, 성탄 전날 성당을 찾는 이들의 안전 확보를 위해 23일 밤부터 대응하고 있다면서 24일에는 방문객 입장 전 보안 검색을 한다고 밝혔다.

독일 외에도 오스트리아, 스페인 당국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가 유럽 여러 지역에서 새해 전야와 크리스마스에 테러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징후를 포착했으며, 오스트리아 빈, 스페인 마드리드의 성탄 미사가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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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위협을 받은 독일 쾰른 성당 [AP/dpa=연합뉴스]
[AP/dpa 연합뉴스.재판매 및 DB금지]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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