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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총선 이모저모

‘긁지 않은 복권’…정치인 한동훈이 총선판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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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야당 공세에 맞서며 존재감 과시
국민의힘 살릴 ‘메시아’로 추앙받지만
실전 정치서 같은 역량 발휘할지 의문
‘檢공화국’ ‘尹아바타’ 프레임 별수없어

총선 韓 vs 李 구도로 ‘미래대결’ 전망도
차기 대통령감 이재명 19%∙한동훈 16%
오차범위 이내로 좁혀진 건 이번이 처음


◆ 與 비대위원장 한동훈 ◆

매일경제

한동훈 [김호영 기자]


‘구원투수’, ‘여권의 히딩크’, ‘긁지 않은 복권’.

보수 여당과 지지자들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붙여준 수식어다. 여기에는 지난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후 좀처럼 반전 계기를 찾지 못하고,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 마저 대패할 수 있다는 국민의힘 내부의 위기감이 반영돼 있다. 심지어 여당 인사들이 한 장관을 강감찬 장군이나 이순신 장군에 빗대 칭송할 정도로 절박감이 묻어났다.

2022년 5월 법무장관 취임 후 1년7개월 동안 한 장관은 정치인들보다 더 ‘전사(戰士)’ 같은 모습으로 야당 공세에 맞서면서 여권 내에서 존재감을 높여왔다. 야당 의원들에게 때로 면박을 주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한 장관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러다 보니 여당에서는 새 지도부를 구성할 때 마다 ‘한동훈 차출론’을 띄우곤 했다. 심지어 전당대회를 앞둔 작년 12월에도 국민의힘 일각에서 한 장관이 나서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다. 한 장관 등판은 시기의 문제였을 뿐 기정사실이나 다름없었다.

이처럼 내년 총선에서 참패할 위기에 빠진 국민의힘을 살릴 ‘메시아’급으로 추앙받지만, ‘긁지 않은 복권’이란 수식어에서 알 수 있듯 한 장관을 바라보는 여러 시선 중에는 물음표도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한 장관이 그동안 보여준 스타성과 전투력은 인정하지만, 그가 정치 영역에서도 같은 역량을 발휘할 것이냐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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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 선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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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과정에서 표출됐던 신중론이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최재형 의원은 “한 장관이 국민에게 정치력이 있구나 하는 면을 보여준 게 많지 않다”고 평가했고, 성일종 의원은 “좋은 자원이 너무 일찍 등판하면 상처가 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해진 의원은 비대위원장보다는 선거대책위원장이 적합하다는 의견을 냈다.

특히 여권에서 가장 많이 제기되는 우려는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게 됨에 따라 야당이 ‘검찰 공화국’, ‘윤석열 아바타’ 등의 프레임으로 여당을 몰아세울 가능성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라디오 방송에서 “한 장관이 상당한 제약 사항을 들고 비대위원장을 할 수밖에 없다”며 “수술해야 하는데 몸에 칼 대는 거 빼고는 다 해야 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한동훈 체제는 직할체제”라며 “(비판을 하면)윤 대통령과 직접 부딪치게 돼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또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언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에 대해 최재형 의원은 “검사동일체 원칙에 익숙했던 분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면이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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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사진 = 연합뉴스]


이를 의식한 듯 한 장관은 지난 19일 국회에서 “지금껏 공직 생활을 하며 공공선을 추구한다는 한 가지 기준을 생각하면서 살아왔다”며 “그 과정에서 누구도 맹종한 적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그런 이야기는 민주당에서 많이 하는 것 같다”며 “자기들이 이재명 대표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절대복종하니까 남들도 다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비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 대반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통령실과의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한 장관이 조만간 출범할 공천관리위원회를 통해 친윤석열(친윤)계 의원들의 낙천을 주도하는 충격 요법을 쓸 가능성도 제기한다.

하지만 한 장관 등판으로 내년 총선이 ‘윤석열 대 이재명’이 아닌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가 됨으로써 대통령실 지침을 받는 여당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차기 지도자 선호도 1위와 2위를 기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장관이 맞붙는 구도가 되면, 내년 총선 화두가 ‘정권 심판’이 아닌 ‘미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른 시일 내에 한 장관과 이재명 대표의 지지율이 역전되는 골든 크로스가 발생할 경우 미래 대결이라는 이미지가 강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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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7일 한국갤럽이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19%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16%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라고 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로 한국갤럽이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이래 두 후보 간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로 좁아진 것은 처음이다.

다만 여당의 기대와 달리 한 장관의 지지층도 윤석열 대통령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역별로 보면 한 장관 지지세는 대구·경북(TK)에서 단연 강세였다. TK에선 27%로 6%에 그친 이 대표를 따돌렸다. 서울에선 16%로 18%의 이 대표와 엇비슷했고 부산·울산·경남에선 18%로 동률을 보였다. 대전·세종·충청에서도 20%로 22%의 이 대표와 별 차이 없었다. 다만 인천·경기에선 14%로 22%의 이 대표에게 열세였고 광주·전라에선 4%로 30%를 얻은 이 대표에게 크게 밀렸다.

연령대별로는 18~29세에선 한 장관이 6%로 5%의 이 대표와 비슷했고 30대에선 12%로 동률을 이뤘다. 4050 세대에선 이 대표에게 열세였다. 40대는 10%로 32%를 얻은 이 대표에 비해 크게 낮았고 50대에서도 16%로 28%의 이 대표에게 뒤처졌다. 반대로 60대에선 28%로 18%에 그친 이 대표에 우위를 보였고, 70대 이상에서도 26%로 15%의 이 대표에게 앞섰다.

성향별로는 보수 성향이라고 답한 응답자 중 31%가 한 장관을 지지했고, 진보 성향 응답자 38%는 이재명 대표를 지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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