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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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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집단폭행·성착취 10대들 "집 가고파" 호소했지만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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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어른들 책임도 크지만 피고들 죄책 너무 무거워"

51차례 반성문…피해자 고통 사과 등 내용은 10%도 안돼

뉴스1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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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초등학생을 수차례 집단 폭행한 것도 모자라 성착취까지 일삼은 10대 남녀가 나란히 실형에 처해졌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진재경 부장판사)는 21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A양(16)에게 징역 장기 2년8개월 단기 2년2개월, B군(16)에게 징역 장기 1년6개월, 단기 1년을 각각 선고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B군은 지난 4월 두 차례에 걸쳐 서귀포시의 한 공용 화장실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초등학생 C양을 성폭행했다.

두 달 뒤인 지난 6월 서귀포시의 한 어린이 놀이터에서 C양을 집단폭행 했다. C양이 자신의 험담을 하고 다닌다고 생각한 A양이 벌인 일이었다. A양은 공범과 함께 인적이 드문 정자로 C양을 끌고 가 공범과 번갈아가며 발로 C양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걷어찼고, 뒤늦게 합류한 B군은 두 팔로 C양의 목을 감아 조르기까지 했다.

A양은 며칠 뒤 또다른 공범 1명과 함께 다시 C양의 집을 찾아갔다. C양이 경찰에 신고할 수 없도록 겁박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인근 테니스장으로 C양을 끌고 가 발로 C양의 배를 걷어차는 등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했고, C양이 "숨이 안 쉬어진다"고 해도 이들은 "뭐 없잖아!"라고 소리치며 폭행을 이어갔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C양에게 성적 행위를 시키고, 휴대전화로 C양의 신체 부위까지 촬영하기도 했다.

특히 A양의 경우 이후 C양이 경찰과 학교에 피해사실을 신고하자 C양을 협박했을 뿐 아니라 C양이 가족에게 전화해 도움을 요청하자 또 C양을 폭행하는 등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A양은 재판 과정에서 재판부에 무려 51차례에 걸쳐 반성문을 제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지난 8월 첫 공판에서 도리어 A양을 다그쳤다. 당시 재판부는 "너무 끔찍하고 잔인한 사건인데 반성문을 보면 '교도소가 무서우니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자기 감정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이고 피해자에 대한 내용은 전체의 10%도 안 된다"며 "피해아동의 고통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 없고 자기가 힘들다는 생각 밖에 안 드느냐"고 했었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 공판에서 "각각의 범행이 너무 무겁고, 피해자가 입은 피해도 상당히 크다"며 "아직 소년인 피고인들이 범행에 이른 데에는 어른들의 책임도 상당히 크지만 이 사건 죄책이 너무 무거워 형사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고 실형 선고 배경을 밝혔다.

한편 이 사건 공범들은 앞서 소년부 송치 처분을 받았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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