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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단독] 숨진 하늘궁 신도 또 있었다…"허경영 불로유 자주 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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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러 차례 대선에 출마했던 허경영 씨는 '하늘궁'이란 곳에서 사실상 종교 활동을 하고 있는데, 지난달 여기서 신도 한 명이 숨졌습니다. 올해 초에도 또 다른 신도가 숨졌는데, 이들은 모두 허 씨가 어떤 병이든 낫게 해준다고 주장하는 우유, '불로유'를 마셔왔습니다. 이 우유가 사망 원인이 아닐 순 있지만 신도들은 이 우유만 믿고 하늘궁에 헌금을 하고, 제 때 치료받을 기회도 놓쳤습니다.

최광일 PD가 추적했습니다.

[기자]

국가혁명당 명예총재인 허경영 씨가 지난해부터 홍보해 온 불로유입니다.

시중에 파는 흰 우유병에 허경영 사진 스티커를 붙이거나 허경영 이름을 적으면 불로유가 된다는 설명입니다.

상온에 오랜 기간 보관을 하면 할수록 치료 효과가 커진다고 주장합니다.

[허경영/국가혁명당 명예대표 : 총을 맞았다. 그냥 우유를 팍 부어버리고. 그럼 끝이야. 소독제하고 똑같아. 췌장암. 이거 먹고 나서 치료 눈도 끄떡 안 해. 너무 좋대. 전쟁이 나면 원자탄이 이거 먹고 앉아있으면 되는 거예요. 그러면 핵물질이 떨어져도 피부도 안 다쳐.]

부산에 사는 60대 A씨는 가족들의 만류에도 지난해부터 불로유를 꾸준히 마셔왔습니다.

지난 7월엔 몸 상태가 나빠져 병원을 찾았는데 간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불로유 섭취 환자 유족 : 나을 거라는 생각에 드신 것 같아요. 근데 제가 그건 아니다. 썩은 우유다 하는데 그걸로 언쟁이 좀 있었어요.]

병원에서도 불로유를 마셨던 A씨는 암투병을 하면서도 하늘궁을 찾아 건축헌금 200만원을 내기도 했습니다.

JTBC 취재진은 지난 8월 A씨가 허경영 씨로부터 전화로 이른바 '영성치료'를 받는 녹음을 입수했습니다.

[통화녹음 : (간암인데 복수가 너무 차서 숨을 못 쉬겠습니다) 지금 병원에 있나. (집에서 그냥 약은 안 먹고 불로유하고 그냥 밥 조금씩 먹고 있는데 병원에 가서 복수 한번 빼달라 하면 됩니까) 복수를 안 빼줄 거야. 병원에서 안 빼줄 거야, 아마. (복수가 빠지는 방법은 없습니까) 복수가 빨리 빠져라, 내가 해줘야지. 복수 찬 거 빨리 천사들이 빼도록 해라. 복수 빨리 빠져라.]

지난 11월, A씨는 끝내 목숨을 거뒀습니다.

[이연재/부산백병원 담당의사 : 간암 환자나 간경화 환자들은 그런 거 (위험해서) 굉장히 저희들이 주의를 시키거든요. 이게 좋아질 수 있는 기회를 놓쳐버릴 수도 있는데…]

올해 초에는 불로유를 자주 마시던 80대 노인이 응급실로 실려 왔다가 석 달만에 숨지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강행/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 토하시면서 그게 폐로 넘어간 것 같아요. 보통 저희는 흡인성 폐렴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흡인성 폐렴에서 기인한 오랜 기간의 투병 생활을 결국 이겨내시지 못하고 (임종하셨습니다.)]

최광일 기자 , 김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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