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고양·시흥시장, 검증위 부적격 통보에 반발…비명계도 지원사격
검증위 "명시적 규정 따라 판정…당 공정성 훼손 시 부적격 사유 공개"
더불어민주당 |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한주홍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석 달여 남겨둔 시점에서 벌써 공천 잡음으로 시끄러운 분위기다.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검증위)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은 일부 인사들이 19일 이러한 결정에 잇따라 불복하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어서다.
이들은 모두 친명(친이재명) 의원들의 지역구에 도전장을 낸 비명(비이재명)계 인사여서 계파 갈등으로도 번지는 조짐이다.
최성 전 고양시장과 김윤식 전 시흥시장은 19일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검증위의 부적격 판정을 비판했다.
친명계 초선 한준호 의원 지역구인 경기 고양을에 출마를 준비해온 최 전 시장은 "고양시장 시절 당정 협력에 일절 불응했다는 등의 이유로 어제 부적격 통보를 받았다"며 "해당 사유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이의신청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증위가 아무 근거도 없이 '당정협력 일절 불응'이라고 판단한 것은 내가 이재명 대표를 비판하거나 이낙연 전 대표의 우호적 인사로 분류되는 데 대한 정치적 탄압"이라며 "비명계 혹은 친이낙연계에 대한 숙청의 시작"이라고 주장했다.
최성 전 고양시장 |
김 전 시장은 "검증위가 지난 총선에서 경선에 불복했다며 부적격 통보를 해왔다"며 "당시 경선을 치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경선불복죄가 있을 수 있냐"고 반발했다.
김 전 시장은 당 사무총장인 조정식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시흥을 출마를 준비해 왔다. 그는 지난 총선 때 조 의원이 전략 공천되자 이에 반발해 법원에 공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적이 있다.
그는 "지난 총선 때 정책위의장이던 조 의원은 코로나를 핑계로 전략공천 특혜를 누렸다"면서 "이번에는 사무총장직을 이용해서 경쟁 상대를 제거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명계 의원들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비주류 4인방 모임인 '원칙과 상식'은 입장문을 내고 "검증위의 친명 검증이 시작되고 있다"며 "김 전 시장에 대한 부적격 결정 사유를 보면 (검증 심사가) 친명에 의해 사유화된 것은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21대 때도 명백한 특혜 공천으로 손쉽게 금배지를 달았던 조 사무총장은 이번에도 김 전 시장에 공천 불복의 굴레를 씌워 아예 경선에도 나서지 못하게 만들었다"며 "유사한 사례의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조 사무총장과 김병기 검증위원장 겸 수석사무부총장은 직에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김윤식 전 시흥시장 |
그러자 검증위도 입장문을 내고 "명시적인 규정에 따라 적격·부적격을 판정한 것"이라며 이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검증위는 "김윤식 신청자는 단순히 경선 불복으로 부적격 의결된 것이 아니다"라며 "그는 2020년 공천 결정에 가처분 신청뿐만 아니라 당을 상대로 2년 6개월에 걸쳐 1억원 상당의 비용을 요구하는 민사소송까지 제기했다가 패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행위는 일반 및 특별당규상 당의 결정을 현저하게 위반한 부적격 사유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검증위는 "부적격 의결에 이의신청 등 정해진 절차를 무시하고 외부의 힘을 빌려 당의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사유를 공개해 바로잡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검증위의 판정 번복 논란이 일었던 정의찬 당 대표 특보는 이날 "검증위가 사면권의 효력에 대한 헌법적 권리를 제한할 수 없다"는 내용의 탄원서 링크를 공개하고, 당원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앞서 검증위는 정 특보에 적격 판정을 내렸다가 과거 학생운동 시절 민간인 고문치사 사건으로 실형을 받은 전력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자 부적격으로 판정을 번복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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