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허경 기자 = 민주당 돈봉투 사건의 '최종 수혜자'로 지목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첫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5월 민주당 당대표 경선캠프를 운영하면서 자신의 당선을 위해 동료 의원과 캠프 관계자를 상대로 9400만원 가량의 돈봉투를 뿌린 혐의(정당법 위반)를 받는다. 2023.1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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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18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송 전 대표는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뇌물 수수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당 대표 경선이 예정된 2021년 전당대회를 앞둔 3~4월 현직 의원, 지역 본부장들에게 6650만원을 살포하는 데 관여했다고 영장에 기재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윤관석 무소속 의원, 박모 전 보좌관,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 위원 등과 공모했다고 본다.
아울러 송 전 대표가 2020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외곽 조직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7명으로부터 7억6300만원을 수수했다고도 검찰은 밝혔다. 이 중 4000만원은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이 송 전 대표에게 여수산업단지 내 소각 처리시설 신·증설 추진 인허가를 청탁하면서 제공한 돈으로 조사됐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의자를 구속하기 위해서는 우선 혐의가 입증돼야 한다. 검찰은 혐의 입증을 자신한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14일 "수사 과정에서 인적, 물적 증거를 충분히 수집해 확인된 범죄사실만 구속영장에 기재했다"며 "관련자 진술뿐 아니라 압수수색 통해 확보한 객관적 증거로 송 전 대표가 범죄에 관여한 사실이 확인돼 영장을 청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당 민주주의 가치를 침해하는 금권선거일 뿐 아니라 공익법인(먹사연)을 변질시켜 불법 창구로 쓴 중대범죄"라고 했다. 앞서 재판에 넘겨진 윤 의원, 강 전 감사, 박 전 보좌관 등은 돈 봉투가 오갔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현금 수집과 살포에 직접 관여했거나 알면서도 묵인했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지난 14일 유튜브 채널 '송영길 TV'를 통해 '돈 봉투' 의혹을 전혀 몰랐으며, 먹사연 입출금은 투명하게 이뤄졌다며 검찰 수사 결과를 반박했다. 또 "법원에 가 겸손하고 성실하게 설명하겠다"고 했다.
영장심사에서는 혐의 소명이 됐다면 도주, 증거인멸 가능성을 따지는데, 송 전 대표의 경우 이 수사가 알려진 지난 4월 하순 프랑스에서 자진 귀국한 점이 송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증거인멸 가능성과 관련, 검찰은 "송 전 대표가 처벌을 모면하기 위해 수사 과정서 여러 증거를 은닉하고 관계자들 회유를 시도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현저하다"며 "귀국한 뒤 차명 휴대전화를 이용해 관련자들과 접촉한 정황 등이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사건 관계인들이 증거인멸 우려가 인정돼 구속된 점에 주목한다. 앞서 강 전 감사, 박 전 보좌관, 윤 의원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구속됐다. 송 전 대표가 증거인멸 과정에 개입한 점이 입증되면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이 커진다. 송 전 대표는 "100번 압수수색했는데, 인멸할 것이 남았겠느냐"고 했다.
송 전 대표 신병이 확보되면, 검찰은 몇 차례 추가 조사를 거친 뒤 20명의 돈 봉투 수수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를 본격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반면 '혐의가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영장이 기각될 경우 수사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검찰 수사가 무리하다는 송 전 대표 입장에 힘이 실리며, 그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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