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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불가리아 속담 꺼낸 IMF총재 "물가에 조기승리 선언, 상황악화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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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가 14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포시즌스 호텔에서 진행된 정부ㆍ국제통화기금(IMF) 공동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머니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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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가 "(물가 대응 측면에서 정부·중앙은행이) 너무 조기에 승리를 선언할 때가 있다"며 "그럼 물가가 경직화되면서 더 어려운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차가 있는데다 물가, 성장률 등 경제지표가 다른 만큼 통화정책 방향 전환에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1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각 국가 상황에 맞게 (통화정책) 의사를 결정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에 '뛰기 전에 올라가지 말고 뛰고 나서 올라가라'는 속담이 있다"고 말했다. 불가리아 속담을 들어 '일에는 순서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2024년 세 차례 금리인하를 예고하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에도 관심이 적잖다. 이 상황에서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물가 급등했을 때 모든 중앙은행이 거의 동조화해 금리인상을 했었다"면서도 "물가가 하락하고 있는 시점이고 그 속도가 국가마다 다르게 진행돼 각국의 중앙은행 입장에선 상황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기서 유념해야 할 것은 미국의 기준금리는 한국(3.5%)보단 높은 5%대(5.25~5.5%)라는 점"이라며 "현재 내수·일부 기업 등이 압박을 느끼는 상황이기 때문에 연준이 데이터 기반으로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 상승) 추세를 전망하고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건 올바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한국 경제의 환경을 보면 재정 정상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1.4%, 내년 2.1% 등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은행이 금리를 이용해서 경제성장을 낮추는 것을 운전에 비교하면 '브레이크 밟는 것'"이라며 "재정 당국에서 '액셀 밟기'(재정확대)를 시작하면 상반되는 태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재정당국은 재정 정상화를 통해 중앙은행과 노력을 함께 해야 한다"며 "중앙은행도 인플레이션을 관리하는 상황에서 통화량을 더욱 늘리려고 하면 엇박자가 난다고 볼 수 있다"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결국 정부의 자원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중요한 문제"라며 "생산성을 올리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와 관련해 "기술이나 역량개발 등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현재 지출보단 미래에 투자하는 것인데 한국은 디지털화에 대한 성공적 경험이 있고 기술과 역량에 많은 투자 지원이 향후에도 계속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경제에 대해선 "경제가 둔화된다면 아시아 전반에 영향 미칠 수 있다"며 "1% 성장이 중국에서 이뤄질 때 아시아에서 0.3% 성장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디플레이션(지속적 물가 하락)까지는 도달할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며 "당국에서 부양정책이 진행되고 있고 여러 정책에도 여력이 있어서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연금개혁에 대해선 "경제가 발전하면서 '장수사회'에 돌입하는 국가라면 연금개혁은 중요하다"면서 "개인에 대한 투자의 책임도 늘어나고 노후를 대비해야 할 가능성도 커지기 때문, 장수를 책임감있게 즐겨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여성의 일과 육아 양립은 전 세계적으로도 경제활동 참가율 높이고 더 오래 일할 수 있게 하는 성숙한 경제에서 중요한 사안"이라며 "(한국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사례를 보고 부족하다고 보이는 부분(여성의 경제참여 정도)에 대해 평균에 준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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