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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새벽마다 천장 '쿵쿵'…층간소음 보복했다 "스토킹 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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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층간소음에 보복하기 위해서 일부로 큰 소리를 낸 행위를 스토킹 범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습니다. 이웃에게 공포심을 주는 행위를 반복적으로 한 건 스토킹 범죄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겁니다.

하정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21년, 경남 김해시의 한 빌라에 살던 A 씨는 위층에서 나는 층간 소음에 불만을 품고 보복성 소음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윗집을 상대로 새벽마다 각종 도구로 천장을 두드린 겁니다.

스피커를 이용해 찬송가를 크게 틀거나, 게임을 하면서 고함을 지르는 방식도 동원했습니다.

A 씨의 이런 행위가 계속되자 위층 거주자가 경찰에 신고했는데,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이런 행위를 31차례나 반복한 걸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이 A 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적용한 혐의는 스토킹 처벌법 위반.

1·2심 법원은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A 씨는 판결에 불복했지만 대법원도 A 씨의 행위가 스토킹에 해당한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상대방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반복적 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스토킹 범죄로 인정될 수 있다고 본 겁니다.

대법원은 "A 씨가 대화 시도도 거부하는 등 이웃을 괴롭힐 의도로 이런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은영/대법원 공보연구관 : 이웃 간에 일부러 소음을 발생시켰다고 해서 모두 스토킹 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범위를 넘어서 (소음을) 반복적으로 발생시키는 경우 스토킹 범죄가 성립된다고 인정한 첫 판결입니다.]

과거에 이런 행위는 주로 경범죄로 처벌해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대법원 첫 판단을 계기로 징역형 등으로 엄중 처벌하는 사례가 늘어날 걸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전민규, 디자인 : 손승필)

하정연 기자 h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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