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13일(현지시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5.25~5.50%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9월과 11월에 이은 세 번째 기준금리 동결이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진전이 있으면서 경제활동이 둔화했고, 그런 상황에서도 실업률이 악화하지 않아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미 연준의 이번 기준금리 동결 조치는 그간의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날 회의를 통해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연준이 내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점이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추가 긴축 정책이 더 이상 필요한지를 판단하겠다고 언급했다. 시장에선 이를 두고 긴축 중단 방침을 내비친 것으로 평가했다. 연준이 내년에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동결 조치가 그간의 가파른 금리 인상 기조를 마감하는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미 연준의 내년 기준금리 인하 시점과 속도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외 금융시장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뉴욕증시는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가 약 2년 만에 전고점을 돌파하는 등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홍콩과 대만 등 아시아 증시도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 금융시장도 상승세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14일 전 거래일보다 1.3% 이상 오르며 장을 종료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24.5원 떨어진 1.295.4원을 기록하면서 원화가 강세를 보였다. 국내 증시는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올리는 양상이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미 금리인하 전망이 시중 유동성 확대 가능성을 높여 향후 주식시장 등에 긍정적인 반응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 연준의 긴축 통화 기조의 변화 가능성이 점쳐진다 해도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당분간 우리 정부 당국으로선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미 연준의 긴축 기조 변화 조짐에 따라 국내 금리의 조정 문제에 대한 정부의 고심도 깊어질 듯하다. 물가와 전반적인 경기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대응하는데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 연준의 금리동결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정부 인사들은 "국내 주가와 환율이 주요국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며 비교적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취약 요인이 잠재해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국내 금융·산업 부문별로 위험 요인이 남아 있는 현실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국내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가 비용 요인 등으로 느려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미국 등의 기준금리가 내년 인하될 것이란 기대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금리가 예상보다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국제 유가 등 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을 비롯한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인식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경제에 부담을 안길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에 대응할 최적의 해법을 강구하는 데 빈틈이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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