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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연금과 보험

"독감 걸리면 100만원" 이 상품 또 나오나…'한탕' 보험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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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올해 새로운 보험사 회계기준인 IFRS17(새국제회계기준) 도입과 함께 과도한 보장으로 이른바 '한탕'을 노린 상품들이 출시돼 업계를 흔드는 일이 빈번했다.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결국 '팝업'성으로 끝났지만 업계 분위기를 흐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이 같은 상품 출시가 계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초 금융감독원은 서울 여의도 보험개발원에서 14개 보험사(생명+손해보험사) 임직원과 간담회를 열고 일부 보험상품의 보장한도 증액 경쟁과 관련한 소비자 피해 발생 우려를 전달했다.

도마 위에 오른 상품은 '독감보험'이었다. 일부 보험사들이 독감 진단 및 치료를 받으면 보험금을 100만원까지 주는 상품을 유행시키면서 과도한 보장금액 경쟁을 올해 하반기 벌였다.

실제로 한 보험사는 2021년 4월 독감보험 출시 이후 10월9일까지 3만1000건을 판매했는데, 한도 확대 이후인 10월 초중순부터 한달여만에 10만8000건을 계약했다.

금감원은 이날 간담회서 운전자보험과 간호·간병보험 등에 적정 보장금액을 설정하도록 적극 지도했음에도 보장금액을 100만원으로 증액한 독감보험이 판매되고 있는 것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금감원이 언급한 운전자보험은 변호사 선임비용 특약을 말한다. 교통사고를 낸 이후 기소가 되기 경찰조사단계부터 변호사 선임 비용을 보장하는 것으로 수천만원까지 보장이 되면서 가입자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가 이슈가 됐다.

아울러 간호·간병보험은 입원 일당 보장한도를 최대 15만원까지 상향하면서 경쟁이 가속화 됐다. 이 과정에서 가족을 간병인으로 등록하면 평생 연금 혜택을 누릴 수 있어 노후보장도 된다는 판매전략이 현장에서 이용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돼 금융당국의 제지를 받았다.

단기납 종신보험 경쟁 과열도 상반기 생보업계를 흔든 이슈였다. 생보사들은 그동안 10년 혹은 20년 납입기간 상품을 판매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생보사들은 5년납 혹은 7년납 상품을 오히려 종신보험 주력으로 파는 모습을 보였다.

환급률도 100% 이상으로 높였다. 106%가 넘는 상품도 판매됐다. 일부 설계사들이 단기납 종신보험을 저축성보험인 것처럼 팔거나, 높아진 환급율을 내세워 은행 저축상품보다 낫다는 식으로 판매했다. 역시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우려한 금융당국의 제동을 받았다.

보험업계는 단기간 매출 증대와 CSM(계약서비스마진) 확대를 필요로 하는 일부 보험사들의 꼼수로 본다. 특히 CSM에 유리한 보장성 보험 판매를 높여 수치 상승을 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이 같은 '팝업'성 상품 판매는 계속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생손보협회를 중심으로 보장한도를 공시 및 규제하는 공통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거나 금융당국이 보험사 내부 통제 기준을 점검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과도한 경쟁으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업계 자정과 당국의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앞으로도 보험사의 단기실적 증대 및 CSM 확대 등을 위한 과도한 보장한도 증액 및 불합리한 상품 개발이 없도록 각 보험사가 내부통제를 충실히 이행하도록 감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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