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자사의 '탭&고' 모바일 월렛 결제 기능을 경쟁사에 개방하겠다고 유럽연합(EU)에 밝혔다. 탭앤고는 신용카드 정보를 아이폰 내부에 입력하면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가 이뤄지는 기능이다. 애플은 아이폰 운영체제(OS) iOS에 접근할 수 있는 NFC 기반 모바일 결제 시스템으로 유일하게 애플페이를 채택했다.
애플이 경쟁사들에 '탭&고' 기술에 대한 접근을 허용하기로 한 것은 지난해 EU 제재를 피하기 위해서다. 애플페이는 유럽 내 2500여 개 은행과 250개 이상 핀테크 기업 및 은행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에 EU는 애플페이가 애플 측에 막대한 이익을 발생시켰고, 유럽에서 상당한 지배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애플이 이를 개방하면 구글페이나 삼성페이도 오프라인 탭앤고 결제가 가능해진다.
구글은 에픽게임즈와 벌인 반독점 소송에서 패했다. 지난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은 에픽게임즈가 구글을 상대로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배심원단 전원 일치로 에픽게임즈의 손을 들어줬다.
애플(앱스토어)과 구글(플레이스토어) 등 앱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하는 회사들은 게임 이용자들이 앱 내에서 결제할 경우 거래액의 약 15∼30%를 게임회사로부터 수수료로 받아왔다.
에픽게임즈가 이를 우회할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자 애플과 구글은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를 자사 앱스토어에서 퇴출했다. 이에 에픽게임즈는 두 회사가 인앱 결제를 강제하는 것은 시장의 지배적인 지위를 남용한 '반경쟁적 행위'라며 소송을 냈다.
애플과의 소송은 1차, 2차 판결 모두 에픽게임즈가 패소했다. 하지만 구글과의 소송은 1차 판결에서 예상을 깨고 에픽게임즈가 승리한 것이다. 구글은 항소 계획을 밝혔지만 이번 판결이 애플과의 소송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커졌다.
그동안 빅테크 기업들은 플랫폼을 구축해 시장에서 굳건한 지배력을 유지해왔다. 이들의 지배력은 시장을 키우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네트워크 효과'의 일부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반강제적으로 이런 플랫폼을 개방하라는 압력이 각국 정부에 의해 커지고 있다.
한편 구글은 주요 스마트폰 제조 업체에 '구글 검색'을 기본 검색으로 지정하도록 비용을 지불한 것이 '반독점'이라는 내용으로 미국 법무부와 소송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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