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성당의 어머니'서 교황청 2인자 국무원장이 미사 주례
한국-교황청 수교 60주년 기념 미사 |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11일(현지시간) 한국과 교황청 수교 60주년 기념 미사가 열린 장소는 이탈리아 로마 시내에 있는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전이다.
라테라노 대성전은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대성당이자 천 년 동안 교황이 머무르던 곳이다.
현재는 교황청이 바티칸으로 이동했지만, 라테라노 대성전은 지금도 '모든 성당의 어머니요 으뜸'으로 대접받는다. 지위로 따지면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과 쌍벽을 이루는 유서 깊은 대성당에서 한국-교황청 수교 60주년 기념 미사가 열린 것이다.
기념 미사는 한국의 국무총리 격인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이 집전했다.
교황청 국무원은 이른바 교황의 비서실로, 교황의 직무 수행을 보좌하는 기구다. 교황청 조직의 심장부로 자주 묘사된다.
그 자리를 책임진 국무원장은 교황에 이어 교황청의 권력 서열에서 '이인자'로 통한다. 교황이 선종하거나 스스로 물러날 경우 유력한 차기 교황 후보 1순위이기도 하다.
미사에는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과 알프레드 슈에레브 전 주한 교황대사도 참여했다.
교황청에서는 폴 갈라거 외교장관, 미로스와프 스타니스와프 바호프스키 외교차관, 안드레아 리파 대심법원 차관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국-교황청 수교 60주년 기념 미사 |
미사에 참석한 한 한국 성직자는 "교황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을 빼고는 교황청이 이보다 더 해줄 수 없을 정도로 극진하게 한국 가톨릭교회를 예우했다"며 "한국 가톨릭교회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 행사"라고 평가했다.
이 성직자는 교황은 각국과의 수교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고 덧붙였다.
한국에서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정부 대표로 기념 미사에 직접 참석해 격을 맞췄다.
우리나라와 교황청의 관계는 1947년 제임스 패트릭 번 주교가 교황 사절 자격으로 한국에 부임하면서 시작됐다.
교황 사절 파견 이후 양국은 1963년 12월 11일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 이에 따라 주한 교황청 대사관과 주교황청 한국 대사관의 설립이 이어졌다.
이후 60년 동안 여러 기념비적인 행사들이 양국 관계를 굳건하게 했다. 1984년과 1989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을 방문했다.
마찬가지로 한국 정상들의 바티칸 방문도 있었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 2018년과 2021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교황청을 방문했다.
수교 60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김진표 국회의장, 박진 외교부 장관 등이 교황청을 찾았고, 지난달에는 갈라거 교황청 외교장관이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주교황청 한국 대사관은 재로마 수녀 연합회 설립 20주년 기념 미사 등을 주최하고, 바티칸 박물관 한국어판 가이드북 발간 등 다양한 활동으로 한국과 교황청 사이의 가교 역할을 했다.
올해 9월 16일에는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한국 최초의 사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성상 설치 축복식이 열려 한국과 교황청 수교 60주년에 의미를 더했다.
유인촌 장관은 "수교 60년 동안 양국 관계는 상호 간의 두터운 신뢰와 우정을 바탕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며 "교황청과 힘을 합쳐 양국 국민, 더 나아가 전 세계인의 평화와 화합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교황청 외교장관과 인사하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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