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1년 7월부터 판매가 된 4세대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의 손해율 악화 추세가 3세대 실손보험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4세대 실손보험은 그 전 상품들과 달리 많이 이용할수록 보험료가 할증이 되도록 설계됐다. 향후 보험료가 조정되는 시기에 가입자들이 느끼게 될 인상 충격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9월말)까지의 4세대 실손보험 누적손해율은 114.5%로 집계됐다. 손해율이 114.5%라는 의미는 보험료로 100만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114만원 이상이 나간다는 의미다.
2021년 7월 처음 상품이 판매된 이후 3년여 만에 적자전환을 한 셈이다. 2021년 손해율은 61.2%, 지난해에는 88.8%였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손해율이 154.9%까지 치솟아 보험업계의 골칫거리가 된 3세대 실손보험보다도 악화 추세가 더 가파르다.
3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출시 첫해인 2017년 58.5%, 2018년 77.6%, 2019년 99.4%였다. 출시 4년차인 2020년 103.6%로 100%를 살짝 넘긴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손해율이 130%를 넘겨 보험료가 평균 14%가 올랐고, 손해율이 150%를 넘긴 올해에는 법정 최대 한도 인상치인 평균 25%도 모자란다는 분석이 제기될 정도로 큰 폭의 보험료 인상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출시된지 3년 밖에 지나지 않아 올해에도 동결이 되긴 하지만 4세대 실손보험도 보험료가 조정이 되는 시기가 오면 가입자들이 느끼는 보험료 인상 충격이 적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실손보험료는 출시 된 이후 5년 동안은 보험료 조정이 되지 않는다. 여기에 더해 4세대 실손보험은 매년 가입자의 비급여 청구 실적을 평가해 보험료 할인이나 할증을 하게 돼 있다. 비급여 진료를 많이 하고 4세대 실손보험금을 타간 사람들은 보험료 할증이 붙을 수밖에 없고, 보험료 평균 인상폭까지 적용되면 그야말로 '보험료 폭탄'을 맞게 될 수도 있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실손보험 가입자가 체감하는 보험료 인상을 줄이기 위해서 현행 5년으로 돼 있는 요율 조정주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을 통해 손해율을 어느 정도 조정해온 1세대와 2세대 실손보험은 점차 손해율이 개선되고 있다"며 "신상품 최초 요율 조정주기를 3년 혹은 1년 단위 줄여 보험료 인상 충격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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