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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5 (화)

류호정·금태섭, 이준석에 러브콜?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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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새로운선택' 신당의 금태섭 창당준비위원장과 류호정 의원이 신당의 성평등 정책 기본방향을 발표했다. 정책엔 '여성징병제'를 시사하는 남녀병역평등 등이 내용으로 담겨 논란이 예상된다. 이들은 "성평등은 신당의 주요가치가 될 것"이라며 페미니즘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동시에 '페미니즘은 모든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본다'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주장에 부분적으로 호응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금태섭 위원장은 1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나라에 '제2차 성평등'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신당은 "병역에서부터 가사까지의 성평등" 정책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금 위원장은 "최근 학계 논의를 보면 어정쩡한 성평등이 초저출산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성평등을 하지 말자는 말이 아니라 오히려 성평등을 더욱 분명히, 전면적으로 이루어내야 저출산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는 말"이라며 "1차 성평등이 여성이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면, 2차 성평등은 여성만 가사를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도 동등하게 책임지는 것"이라고 자적했다.

이는 저출생 문제해결을 위해선 출생 주체인 여성들에게 가사노동을 과도하게 부담시키는 가부장제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으로, 저출생 문제의 구조성을 파악하려 한다는 점에서 출산에 경제적 혜택을 주는 기존 정책보다 보다 진일보한 접근으로 평가받는다. 금 위원장은 "스웨덴의 '라떼파파'를 한국에서도 빠르게 도입해야 마땅하다"며 이를 실현시킬 구체적인 정책으로 △국가의 육아휴직 비용 통상임금 보전 △기업의 부모 양측 1년 육아휴직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 '남성 육아휴직 전면화' 정책을 제안했다.

금 위원장은 다만 "가정에서 성평등을 이루려면 우리나라에서는 한 가지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병역 문제"라며 "(한국에선) 남성 독박 징병, 여성 독박 가사가 동전의 양면처럼 맞물려 있다. 가정에서 성평등을 이루려면 병역 성평등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간 정치권에서 '남녀 병역평등' 논의는 주로 지난 1999년 위헌 판결을 받은 '군 가산점제'의 부활 혹은 '여성 징병제' 도입 등을 골자로 이뤄져 왔지만, 선거에서 일부 남성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려 한 데 그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앞서 지난해 10월엔 김기현 현 국민의힘 대표가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여성 군사기본교육 의무화 정책을 주장, '이대남(20대 남성) 표심 공략'을 위한 정략적 행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당시 국방부는 해당 주장을 가리켜 "사회적 논란이 야기될 우려가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여성 징병제 도입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금 위원장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성 징병제 등) 구체적인 얘기를 하면 오히려 갈등만 생기고 논점은 흐릴 것 같아 논의를 시작하자고만 했다"면서 "다만 이제 성평등을 얘기할 때 이 얘기가 빠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 의원 또한 "분단국가 시민으로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성 징병제, 모병제 도입 등의 논의를 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여성 징병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프레시안

▲정의당 류호정 의원과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장이 1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한국 사회 젠더 갈등의 해결책으로 '병역에서부터 가사까지 성평등'을 추진하겠다며 "병역 평등과 관련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할 것과 남성 육아휴직 전면화를 제안한다"고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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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가해자 취급', '가짜 페미니즘' 등 논란성 언급 … '안티페미' 이준석에 러브콜?

이날 금 대표와 류 의원의 발언 중에는 '페미니즘이 모든 남성을 가해자로 취급한다'는 취지의 페미니즘 공격을 위한 주장을 긍정하거나, '가짜 페미니즘' 등 논쟁적 표현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페미니스트 정치인으로 알려진 류호정 의원은 이날 "나는 페미니스트다. 누가 뭐래도 부정할 수 없다"라면서도 페미니즘 진영 내에 "'모든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다'와 같은 주장"이 일부 존재하며, 이는 "성폭력의 심각성을 환기하기 위한 격언이지만, 이제는 성평등의 실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든 남성은 가해자'라는 명제에 기초해 페미니즘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정치권 내에서 '모든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라는 명제를 강조해온 이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다. 이 전 대표는 "(여성이 밤길을) 걷기 싫어하는 이유가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보행 환경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는데 이는 망상에 가까운 피해의식"이라고 하는 등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구조적·정책적 접근을 부정해왔다. 여성 대상 범죄를 바라보는 페미니즘적 관점이 '모든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취급하고 있다'는 취지의 논리다. 실제로 그는 지난 2021년 여성 스토킹 살해사건을 놓고 진중권 광운대 교수와 논쟁을 벌이며 "고유정 살인이나 이번 사건 모두 젠더 뉴트럴하게 보는 게 정답인데 젠더 이슈화시키는 멍청이들이 갈라치기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금 대표는 이날 '여성 대상 범죄와 관련한 이 전 대표의 주장에도 동의할 수 있다는 건가' 묻는 질문에 "그런 수준의 입장 전환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금 대표는 "사실 '모든 남성이 잠재적 가해자'라는 주장을 하시는 분들은 없다. 그걸 가지고 성평등 주장이 잘못됐다고 말하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 전 대표 등 다른 의견을 가지신 이들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우리 입장에서도 별로 중요치 않고 틀릴 수도 있는 주장을 가지고 언쟁만 하기 보단 본질적인 일에 집중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의원 또한 본인의 발언을 두고 "대화를 위해 상대를 매도하는 태도는 지양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금 대표는 지난 7일 유튜브에서 진행한 이 전 대표와의 토론에서도 "이 대표가 가끔 말씀하는 것 중에 '남성은 잠재적 가해자다' 그런 말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과거의 '조리퐁' 괴담과 마찬가지로 '페미니즘=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규정하는 주장'이라는 마녀사냥에 대한 반론이었다.

한편 이날 사전 배포된 금 위원장 기자회견문에는 "새로운 연합정당은 갈등만 조장하는 가짜 페미니즘 정당이 아니라 성평등과 인구 위기를 현실에서 정책으로 풀어나가는 진짜 페미니즘 정당, 문제해결 정당이 될 것"이란 표현이 포함되기도 했다. 그는 실제 현장 발언에서는 '가짜 페미니즘'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유를 묻자 "발언 시간상 (해당 표현을) 생략했을 뿐 삭제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한예섭 기자(ghin2800@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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