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내부적으로도 '최악의 상황' 가정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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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내부에서 불거진 '내년 총선 위기론'으로 김기현 지도부 체제가 사실상 위기에 봉착했지만, 반대로 보수층이 결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당 내부적으로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단합이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부가적으로는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 창당 동력도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10일 뉴시스에 따르면 종합하면 국민의힘 내에서는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사실상 빈손으로 조기 해산하고, 내년 총선 서울에서 6석만 얻을 것이라는 내부 분석자료가 유출된 후 김기현 지도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주류 의원들은 이날 김 대표에게 사퇴를 촉구했다. 최근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불출마로는 부족하다. 사퇴만이 답"이라고 밝혔으며, 5선 중진 서병수 의원도 "이제 결단할 때가 됐다"고 압박했다.
이들은 혁신위가 지난 7일 조기 해산한 이유를 김 대표에게 돌렸다. 또 내년 총선에서 서울 49석 가운데 국민의힘 텃밭인 강남구 갑·을·병, 서초구 갑·을, 송파구 을 등 6곳에서만 우세하다는 판세 전망을 들며 지난 2020년 21대 총선보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대표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조기에 공천관리위원회를 세우고, 혁신위가 내놓은 '희생 혁신안'을 공관위에 넘겨 유야무야하려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와 달리 '총선 위기론'으로 보수층이 오히려 결집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부 여권 관계자들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국민의힘이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당에서 내놓은 판세 분석 보고서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만큼 보수층 결집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총선 실무를 총괄하는 이만희 사무총장은 앞서 지난 8일 판세 분석 보고서에 대해 "약 2주 전에 조직국에서 판세 초안을 만들어온 것"이라며 "보통 판세 분석은 제일 잘 된 경우와 제일 잘못된 경우를 분석하는데, (서울 우세 6곳은)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서 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여기에 더해 혁신위가 좋지 않은 모습으로 퇴장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김기현 체제하에서 혁신을 이어갈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으로 윤 대통령이 지난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김 대표, 인 위원장과 비공개 오찬한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오찬 당일 아침 국민의힘이 서울에서 6석만 얻을 것이라는 내부 자료가 보도됐음에도 당이 김 대표를 중심으로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는 점을 대내외적으로 보이기 위한 행보라는 설명이다.
한 당 관계자는 "표면적으로는 인 위원장을 다독이면서도 김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고 혁신을 이끌어달라는 의중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총선 4개월 앞두고 지도부가 무너지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지금 체제를 유지하면서 보수층을 결집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보수층을 결집시켜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 창당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동시에 나온다.
최근 나온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 전 대표가 신당 타이틀로 출마를 저울질 중인 대구·경북 지역의 선호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장래 대통령감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2%가 이 전 대표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특히 이 전 대표가 출마를 저울질 중인 대구·경북 지역 선호도는 1%로 조사됐다.
여권에서는 혁신위가 조기 해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때쯤 조사가 진행된 점을 고려했을 때 국민의힘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에서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과 대구 출마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결집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이 나온다.
한 인사는 "대구·경북은 국민의힘 내부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먼저 '살려놓고 보자'는 생각이 강하다"며 "이 전 대표가 '반윤'할 생각은 없다고 하지만, 대구·경북에서는 그렇게 보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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