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종료 ‘유류세 인하’…물가부담에 또 연장되나

경기 고양시의 한 주유소에서 차량에 기름이 주유되고 있다. 연합뉴스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가 이달 말 종료를 앞두고 다시 연장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대까지 떨어졌지만, 정부가 물가 부담을 이유로 한 차례 더 연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0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달 중순까지 유류세 인하 조치의 종료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유류세는 탄력세율 조정을 통해 휘발유에 대해 205원(25%) 인하된 ℓ당 615원을 부과하고 있다. 경유는 212원(37%) 인하된 ℓ당 369원이다.

정부는 지난해 7월 휘발유와 경유의 유류세 인하 폭을 37%까지 확대했다가 올해부터 휘발유 인하 폭을 25%로 일부 환원했다. 이후 해당 조치를 추가로 세 차례 연장해 올해 말까지 적용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에도 유류세 인하 조치가 연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전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웃돌고 있는데, 유류세 인하 조치를 종료하면 물가오름세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종료된다고 가정하고, 지난달 주유소에서 판매된 휘발유와 경유의 평균 가격에 현행 유류세 인하폭을 모두 소매가격 인상분으로 반영하면 지난달 ℓ당 휘발유 가격은 전년 동월대비 14.5% 오르고 경유 가격은 2.1% 내린다. 이같은 가격 변동률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에 대한 휘발유와 경유 가중치를 바탕으로 추산해보면, 지난달 휘발유·경유의 물가 기여도는 0.29%포인트가 된다. 지난달 휘발유·경유의 물가 기여도가 -0.19%포인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류세 인하 조치가 없었을 경우 휘발유·경유 가격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48%포인트 끌어올렸을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은 유류세 인하 종료의 명분이 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지난 7일 배럴당 75.0달러까지 하락해 5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정부로서는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일 때, 유류세 인하 조치를 되돌려 정책 여력을 확보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임시방편에 해당하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장기간 끌고 가면서 국세 수입이 줄고 있는 점도 정부에는 부담이 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유류세 인하 조치를 이어가는 대신 인하 폭을 축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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