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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천조국’은 옛말...쇠퇴하는 美 군비 역량[원호연의 P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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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대비 군사비 비중 3.1%…2차 대전 후 최저

중국 선박 건조 속도, 美 압도…소모전 대응 못해

냉전 이후 군축 영향…“韓日 등 동맹국 활용해야”

헤럴드경제

지난 11월 26일 USS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공모함 전단이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고 있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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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압도적인 국방비 지출로 다른 국가를 압도하는 군사력을 유지해왔던 미국의 ‘하드파워’가 도전받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중도 감소하는 데다 냉전 이후 긴 군축으로 핵심 전력을 생산하는 생산 능력도 감소하면서 무기 보충 역량이 급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태평양에서의 중국광의 경쟁, 우크라이나, 중동에 이르기까지 격화되는 안보 도전은 미국이 더 큰 군사력을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을 부채질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올해 초 대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전쟁을 시뮬레이션 한 결과 양측 모두 막대한 희생을 입은 채 중국의 전략적 목표 달성은 실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항공모함 2척과 최대 20척의 구축함과 순양함을 잃었고 중국은 50척 이상의 주요 해상 함정을 잃을 것으로 추산됐다.

에릭 랩스 미 의회 예산국 해군 분석가는 이같은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해 “무승부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중국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손실된 선박을 미국 보다 훨씬 더 빨리 대체할 수 있다. 최근 2년 동안 중국 해군은 17척의 순양함과 구축함을 건조했지만 미국은 같은 양의 선박을 만드는데 6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랩스 분석가는 “산업 경쟁과 조선업의 측면에서 중국은 미국이 2차 세계 대전 초기에 가졌던 지위를 가지게 됐다”면서 “반면 미국은 많으 수의 군함을 만들 수 있는 산업적 능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지난 회계연도에 미국의 군사비 지출은 국내총생산의 3.1%로 2차 세계 대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대만에 대한 지원 금액 1060억달러를 요청했지만 이중 우크라이나 지원 금액은 공화당의 반대로 제외 됐다.

문제는 예산을 확보하더라도 실제 군수품과 무기를 만들어 미군이나 동맹국에 전달하는 데는 더 큰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5월 바이든 대통령과 록히드마틴은 2024년까지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 생산량을 2배로 늘리기로 했지만 생산 능력 문제로 2026년으로 시한을 미뤘다.

미국은 2020년 대만에 하푼 대함미사일 판매를 발표했지만 2026년까지 대만에 전달될지 미지수다. 미국이 오커스(AUCUS) 합의에 따라 지원한 핵잠수함 역시 언제 모두 전달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1년에 약 1.5척의 핵잠수함만 건조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시아 쿡 CSIS 방위산업 전문가는 “1990년대 초 냉전이 종식되고 군사비가 축소되면서 국방부는 방산업체의 통합을 강행했다”면서 “그 이후로 정부가 저가 생산을 강조하면서 계약자들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생산 능력을 추가로 갖추는 것을 주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윌리엄 라플란트 미 국방부 최고조달책임자는 “우리는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목격하고 있거나 향후 전략적 경쟁자와 다시 벌이게 될 장기간 분쟁을 예상하지 못 했다”고 설명했다.

방산업체들은 고질적인 비용 초과와 납기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급 전함의 평균 건조비용은 최초 함선에 비해 40%나 비싸다. 잠수함의 건조 기간은 6년에서 9년으로 늘어났다.

반면 중국은 산업 공급망을 정치적으로 통제하는 만큼 생산능력을 군사력 건설에 집중할 수 있다. 중국 훌루다오의 한 조선소는 2014년 이후 미국이 진수한 모든 선박을 넘어서는 연박을 1년에 생산할 수 있다.

쿡 전문가는 “미국이 오로지 군대를 위해서 민간 산업 기반을 재건하는 것은 비용이 과도할 것”이라며 “대신 업체들에게 높은 재고를 유지하거나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동맹국의 생산 능력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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