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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4 (월)

“조상님께 감사해라”…중국이 ‘자원’을 무기로 휘두를 수 있는 이유 [이슈크래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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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0일 오후 경기도 시흥시 군자농협경제사업소에서 직원들이 비료를 옮기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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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이번엔 인산암모늄 수출 통제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인산암모늄은 화학비료의 주원료인데요. 앞서 품귀 현상을 빚으며 ‘대란’을 일으킨 적 있는 요소에 이어 인산암모늄까지 수출 제한에 나선 중국에, 국내 산업계뿐 아니라 농가까지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습니다.

7일 중국 화학비료업계 온라인 플랫폼 화학비료망에 따르면 거시경제 주무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지난달 인산암모늄에 대한 수출 검사를 중단하라고 통지했습니다. 발개위는 검사 재개 시기는 공지하지 않았는데요. 이에 따라 지난달부터 인산암모늄 신규 수출 절차가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산암모늄은 요소, 염화칼륨, 암모니아와 함께 화학비료의 핵심 원재료로 꼽힙니다. 주로 뿌리 발육을 촉진하기 위해 활용되는데요. 문제는 우리나라가 인산암모늄 대부분을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은 중국의 요소 등 수출 통제로 고초를 겪은 경험이 있기에 이번 조치에 대해서도 우려가 커지는 상황인데요. 내년 농번기까지 수출 통제 조치가 계속된다면, 비료 수급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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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품귀 현상이 이어진 2021년 11월 7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부트럭터미널에 화물차들이 운행을 멈춘 채 서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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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산암모늄 중국산 의존도 95% 이상…‘요소수 대란’ 어땠나


인산암모늄의 중국산 의존도는 95%에 달합니다. 한국무역협회와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10월 인산암모늄 수입액은 4075만 달러(약 540억 원)로, 이 중 95.3%가 중국산입니다.

중국산 인산암모늄 의존도가 높은 이유는 가격 때문입니다. 중국산 인산암모늄의 가격 경쟁력은 월등히 우세하고, 요소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이 인산암모늄 수출 중단에 나선 건 중국 내 공급 부족 상황 때문인데요. 중국 화학비료업계 분석가 자오훙예는 이 업계 온라인 플랫폼 중페이왕에 올린 보고서에서 “쓰촨성 같은 일부 지역에서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인산암모늄 생산을 제한하거나 중단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현재 중국 내 인산암모늄은 약간의 공급 부족 상황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죠.

2021년 요소수 대란 역시 중국 내 비료 수급난에서 촉발됐습니다. 당시 중국은 비료 수급난이 발생하자 자국 요소 수출 검사를 의무화하는 수출 제한 조치를 시행했는데요. 이에 따라 한국 등에선 매연 저감 장치가 달린 디젤 차량에 필요한 요소수를 구하기 어려워졌고, 가격이 급등하고 품귀 현상이 나타나면서 물류가 마비되는 위기까지 맞았습니다. 평소 10ℓ당 1만 원 수준이었던 요소수 가격은 당시 10배 가까이 치솟았죠.

중국은 당시에도 인산암모늄, 염화칼륨 등 다른 비료 원료 수출을 제한했습니다. 이때 한국에선 농업용 비료 재고가 급속히 줄면서 비룟값도 3배 이상 급등했죠. 이듬해 농번기가 오기 전에 중국이 수출 제한 조치를 풀면서 혼란이 진정될 수 있었는데요. 한국과 마찬가지로 인산암모늄의 중국 의존도가 90%를 넘는 일본도 당시 비료 부족으로 고초를 겪었습니다. 당시 일본 정부는 농가 생산 차질에 따른 식량 위기로 이어질 조짐이 나타나자, 모로코와 요르단 등을 통해 인산암모늄을 급하게 구매하면서 발등 위 불을 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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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간수썽 훙더 지역의 유발 개발 현장. 해당 유전에는 1억t 이상의 석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신화사 캡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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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영토에 묻힌 풍부한 자원…최근엔 대형 유전까지 발견


중국이 자원 수출에 제동을 거는 건 풍부한 자원을 뒷배(?)로 뒀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추가 자원까지 연이어 발견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10월 중국중앙TV(CCTV)에 따르면 중국은 최대 10만톤(t)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우라늄 광상을 발견, 안정적인 원자력 발전을 견인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우라늄은 원자력 발전의 가장 핵심적인 광물인데요. 원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선 안정적인 우라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보도에 따르면 천쥔리 중국 원자력공업 지질국장은 10월 28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1회 국제 천연 우라늄 산업 발전 포럼에서 “최근 수년간 통합적인 탐사 기술을 이용해 매장량 1만∼10만t 규모 우라늄 광상을 발견했다”고 밝혔는데요. 광상은 천연의 유용 광물이 농집돼 있어 채굴 대상이 되는 지각을 말합니다.

우라늄 광상의 위치 등 구체적 내용은 밝히진 않았지만, 천 국장은 “지난 10년간 발견한 우라늄 광산 매장량이 중국 전체 매장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며 “천연 우라늄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춰 원자력 산업의 안정적인 발전을 보장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CCTV는 원자력 발전은 안전하고 효율적인 고품질 저탄소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으며, 천연 우라늄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공급이 중국 원전의 지속 가능한 발전 토대를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죠.

10월 초엔 나이오븀이 다량 함유된 새로운 광물질이 발견됐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최대 원전회사인 중국핵공업그룹은 네이멍구 자치구 바오터우시의 한 광산에서 새로운 광물을 발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광물은 ‘나이오보바오타이트(niobobaotite)’로 명명됐죠.

나이오보바오타이트는 나이오븀, 바륨, 티타늄, 철광석, 염화물로 이뤄져 있는데요. 특히 나이오븀 함량이 높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나이오븀이 초전도 합금재료로 널리 쓰이는 희귀 금속이기 때문이죠. 나이오븀으로 만든 전선은 전기 저항이 거의 없으며, 강한 전류를 흘릴 수도 있습니다. 강력한 전자기성을 지닌 초전도자석도 만들 수 있는데, 초전도자석은 자기부상열차 및 핵융합 실험로에도 사용됩니다. 배터리 효율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어, 새로운 2차전지 소재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또 6월에는 티베트 남부에서 길이 1000㎞ 이상의 희토류 광물벨트가 발견됐고, 이달엔 간쑤성에서 대형 유전이 발견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간쑤성에서 발견된 대형 유전에는 1억t 이상의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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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고양시 한 비료 창고에 요소 비료가 쌓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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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수출 통제, 당장은 영향 없다지만…의존도 낮추는 대책 필요성 ↑


중국의 풍부한 자원을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2차전지 주요 원료인 희토류 자원 등을 ‘무기’로 사용하겠다는 중국의 의지에 힘을 더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죠.

중국은 인산암모늄 수출 제한에 앞서 8월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지난달 희토류 수출 보고 의무화, 이달 1일 흑연 수출을 제한 조치를 내린 바 있는데요. 이는 미국 등 서방 국가의 첨단산업 제재 강화에 맞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겨냥 대상은 서방 국가지만,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 1000만 달러(약 130억 원) 이상 수입한 품목 중 중국 의존도가 90%가 넘는 품목은 393개 중 216개, 절반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가 10대 전략 핵심광물로 지정한 희토류 5종과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흑연 등의 수입 의존도는 70~100%에 이릅니다. 갈륨은 차세대 전력 반도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마이크로LED(발광다이오드)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게르마늄은 반도체 공정용 가스 소재로 활용되죠. 흑연은 전기차 배터리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흑연입니다.

우리 정부는 중국의 자원 수출 통제가 실행되더라도 당장 국내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산암모늄은 연간 8만t가량이 필요한데 이미 4만t 정도가 비축돼 있고, 내년 5월까지 공급이 가능한 양이라고 합니다. 요소도 2021년 대란 때와 같은 품귀 현상은 반복되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는데요. 현재 국내에 3.7개월분이 비축돼 있어 시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상반기 이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를 고려해 모로코, 베트남 등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필요시 현재 국내 업체가 생산해 수출하고 있는 인산이암모늄을 국내에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입니다.

그러나 우려를 지우지 못하는 이유는 최근 중국산 원자재 수출 통제가 잇따르면서 또 언제 어디서 문제가 불거질지 모른다는 겁니다. 실로 중국은 요소 수출 제한과 관련해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핵심 광물에 대한 생산·비축을 강화하는 ‘광물자원법’ 수정을 추진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는 최근 갈륨, 게르마늄, 흑연에 대한 수출 통제를 발표한 데 이어 희토류와 철광석 등에 대한 수출입 정보 보고를 의무화한 것과 보조를 맞추죠.

전문가들은 요소수 대란 때부터 중국산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대체 수입처 확대에 나서야 할 뿐 아니라 국내 중소기업의 생산 비율을 늘릴 방안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겁니다.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가 장기화하고 다른 나라로부터 원료를 공급받게 될 경우, 생산 지연·생산 비용 상승 등의 부작용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인데요. 비료 가격 상승은 농산물 가격 상승, 물가 상승까지 견인할 수 있는 만큼 활발한 논의가 오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투데이/장유진 기자 (yxxj@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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