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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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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단의 늪' 카카오…노조 "소통창구 필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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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종로구 카카오엔터 본사 시위

독단적 의사결정 시스템 원인 지적

'100대0' 원칙 옛말…"소통창구 필요"

아시아경제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가 8일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건물 인근에서 피케팅 시위에 나섰다. 서승욱 노조 지회장이 기자들과의 질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차민영 기자


"독단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구조가 고쳐져야 문제가 반복되지 않는다."

카카오 노동조합이 8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비위를 고발하고 그룹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기 위해 피케팅(손팻말) 시위를 개시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는 이날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건물 인근에서 시위를 벌였다. 카카오엔터는 종로 센트로폴리스 건물 일부 층을 임차해 쓰고 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회사는 경영실패의 이유를 밝히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명백하게 내부 감사라든가 외부 독립기관 수사를 통해 밝혀 앞으로 이런 문제가 반복되지 않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카카오엔터 외에도 많은 계열 법인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구조적인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대목"이라며 "내부 감시 견제 역할이 명확하지 않게 동작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 '100대0' 원칙에도 쓴소리
기자들과의 질문응답에서는 카카오 경영진의 소통 부재를 문제로 지적했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 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아지트에서 비상경영회의를 주재하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과의 만남을 요구하며 첫 시위를 시작했다. 노조는 사내 입장문과 보도자료를 통해 경영진 비리와 폭언에 대한 조사, 노조의 경영 쇄신 참여도 요구해왔다. 사측에선 계속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서승욱 지회장은 "카카오는 비위 사태 발생 후 직원 희망퇴직만 단행할 뿐 위기가 발생한 이유나 인수 회사들의 가치평가 등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경영위기라고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회사 측에 지속적인 소통창구와 노조의 준법과신뢰위원회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카카오의 '100대0' 원칙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설립 초기부터 유지돼 온 이 원칙은 '내부 구성원과 투명하게 소통하되 외부인과의 소통은 철저히 막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이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회사 내부 비리를 공개적으로 폭로하면서 100대0 원칙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정호 총괄은 이후 회사에 '셀프 징계'를 요청하면서 페이스북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서 지회장은 "이 제도가 마련될 때는 구성원 모두가 투명하게 정보를 갖고있는 상태에서 논쟁할 수 있다는 의미였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기존에는 '유출'로 봤지만 이제는 외부 이해관계자들과도 소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내주 김범수 센터장 임직원 간담회…비상경영회의 갈음
아시아경제

카카오 노조 구성원들이 8일 '경영실패 책임지고 인적쇄신 시행하라' 등의 문구가 담긴 손팻말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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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심은 김범수 위원장이 주최하는 카카오 본사 임직원 간담회로 쏠려 있다. 김 위원장은 오는 11일 오후 2시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본사에서 화상·오프라인으로 간담회를 진행한다. 직접 소통에 나서는 것은 창사 10주년 간담회 후 2년10개월만이다. 본사 직원들로 한정되면서 계열사 소외 논란도 일고 있다. 매주 월요일 오전 진행됐던 비상경영회의도 다른 요일로 연기됐다.

서승욱 지회장은 간담회와 관련해 "어떤 이야기를 나눌 것인지 공개된 바가 거의 없어 구체적인 질문은 어렵다"며 "문제에 대한 (김 위원장의) 관점 등을 주로 물어볼 듯하다"고 답했다. 회사와 노조 간 단독 간담회가 아닌 만큼 앞장 서서 목소리를 내는 것은 자제한다는 방침이다. 서 지회장은 계열사 소외 논란에 대해 "본사 직원뿐만 아니라 모빌리티나 엔터 등 계열사 당사자에게도 이야기해줘야 한다"고 했다.

카카오엔터는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의도적으로 시세를 높여 경쟁사의 주식 매입을 방해했다는 혐의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논란도 불거졌다. 2020년 7월 자본금 1억원이었던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200억원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400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특경법상 배임)다. 수년째 영업적자를 보던 회사를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하고 증자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는 의혹이다. 인수를 주도한 이준호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의 부인 배우 윤정희가 바람픽쳐스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영진의 위법성·도덕적 해이 문제도 제기됐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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