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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9 (목)

유명 완구사 '레고' 이름 상표에 쓴 제약사…대법 "등록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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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구회사 레고(LEGO)가 해당명칭을 회사 이름에 포함한 국내 제약사를 상대로 상표권 소송을 제기해 최종 승소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레고쥬리스에이에스(LEGO Juris A/S·이하 레고)가 주식회사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레고켐바이오)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등록무효 소송에서 상표등록을 취소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16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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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대형마트 장난감 판매대에 진열된 레고 제품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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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사 레고켐바이오는 2015년 11월 ‘레고켐파마(LEGOCHEMPHARMA)’라는 이름의 등록상표를 출원했다. 완구회사 레고 측은 자신들이 사용하고 있던 상표들과 레고켐바이오의 등록상표가 비슷해 혼동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의신청을 내 레고켐바이오의 상표등록은 거절됐다. 하지만 특허심판원이 레고켐바이오의 불복신청을 받아들이면서 2018년 9월 상표로 등록됐다.

레고는 레고바이오의 상표등록을 무효로 해달라며 2020년 3월 특허법원에 소송을 냈다. 특허법원은 “레고의 선사용상표들과 이 사건 레고켐바이오의 등록상표의 요부인 ‘레고’는 전체적으로 유사하다”고 레고의 손을 들어줬다. 요부란 상표의 의미를 구성하는 데 있어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핵심적인 부분을 의미한다. 레고켐바이오는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등록상표는 저명상표인 선사용 상표들이 가지는 식별력, 즉 단일한 출처를 표시하는 기능이 손상될 염려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등록을 무효로 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상표법 34조 1항 11호는 '타인의 상품의 식별력 또는 명성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는 상표'는 상표로 등록할 수 없다고 정한다. 대법원도 레고켐파마의 명칭 중 요부를 ‘레고’라고 봤다. 이에 인지도가 높은 완구회사 레고의 상표와 레고켐파마의 상표가 유사하다는 점을 짚으며 “피고(레고켐바이오)가 선사용상표들(레고)과 연상 작용을 의도해 이 사건 등록상표(레고켐파마)를 출원했다고 볼 여지가 크다”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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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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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켐바이오는 블록을 조립하는 것처럼 화학 물질을 합성한다는 의미의 ‘레고 케미스트리’라는 학술 용어가 있으므로 레고 회사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관계자는 “등록된 상표가 상표법 제34조 제1항 제11호 후단의 ‘타인의 저명한 상표가 가지는 식별력을 손상시킬 염려가 있는 상표’에 해당해 그 등록이 무효로 돼야 한다고 본 최초의 사례”라고 판결의 의의를 설명했다.

안경준 기자 eyewher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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