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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7 (화)

일본 기미야 교수 "윤 정부의 9.19 효력정지, 그렇게까지 할 필요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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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기자(=외교부 공동취재단·일본)(jh1128@pressian.com)]
정부가 북한의 군사 정찰 위성 발사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2018년 체결된 9.19 남북 군사합의 일부 조항을 효력정지한 데 대해, 한국을 잘 아는 '지한파'로 알려진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학교 교수가 다소 과도한 대응이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11월 29일 도쿄 와세다 대학 국제회의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기미야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를 높이 평가하는 입장이지만 북한에 대해서 한국 나름의 접근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물론 문재인 정부처럼 너무 북한에 매달리는 건 조금 어려울지 몰라도, 윤석열 정부 나름의 대북정책에 대해 대통령이 담대한 구상을 내세우고 있지만, (북한의 핵에 대한) '억지'(deterrence)만을 가지고 북한의 도발을 막아내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북한을 억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체제가 유지되도록 안심시켜주는 정책에 대해 "북한이 공격적인 자세를 (갖고) 나오지 않을 만큼 북한에게 안전하다는 안심을 심어주는"것이라면서 "미국만 아니라 한국도 얼마든지 부분적으로나마 할 수 있다. 예컨대 문제인 정부가 트럼프 정부와 한 것처럼 미국을 설득해서 한국정부가(북한을 안심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미야 교수는 "예를 들어 인공위성 문제에 관해 윤석열 정부는 9.19 군사합의를 부분적으로 효력정지 하는데 과연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라며 "북한이 핵실험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보지만 인공위성은, 이달 말도 한국 위성 발사하지 않겠나. 한국이 하는 건 괜찮은데 북한만 안 된다고 하면 '이중잣대'(double standard)로 보여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되는 데 대해서는 윤석열 정부의 자체적인 판단보다는 한국을 둘러싼 국제환경 변화에 따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기미야 교수는 "한국에 북핵문제가 있고 미중 대립이 심해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어려운 과제가 있는데, 북한에 대해 억지보다는 관용을 우선하고 미중 대립 속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외교 정책이 한계에 부딪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외교 노선은 너무했다고 볼 수 있지만 북한에 대해서는 관용보다는 억지를, 미중 대립에서는 한국판 인태전략을 내세우는 것"이 현 시점에서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기미야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이런 (국제적인)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우선 미국과 동맹관계가 중요하고 이를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한미일 안보협력이 더 중요해지고, 그렇기 때문에 한일관계를 개선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며 "윤석열 정부의 자의적인 판단이기보다는 한국을 둘러싼 국제환경의 변화 속에서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기미야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 한국 내에서 반대 여론이 높은 점을 두고 "한일관계가 한국과 일본사회를 위해 '아주 좋았다'는 확실한 인상을 국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었으면 아마 한국 여론도 좀 달라지지 않겠느냐 기대를 한다. 만일 그렇지 않다고 한국 여론이 판단하게 되면 아마 다음 총선, 대선 때도 역시 윤석열 정부의 대일정책은 문제가 있다고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와 관련 "일본 사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혹시나 다음 총선결과에 따라 달라지지 않겠냐는 걱정도 있고, 다음 대선 때 진보정권으로 바뀌면 한국의 대일정책이 또 달라지지 않겠냐는 걱정도 가지고 있다"며 "무조건 윤석열 정부(의 정책을) 환영하기도 그렇다는 점이 있다"고 일본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프레시안

▲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교수가 지난달 29일 와세다대학 국제회의장에서 기자단과 인터뷰하고 있다. ⓒ외교부 공동취재단‧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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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및 강제동원 피해자 등이 일본의 정부나 기업 측에 사과를 요구하는 데 대해 기미야 교수는 "법적인 문제는 1965년 한일기본조약이라든가 청구권 협정에 따라서 해결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본다"며 "도의적인 문제는 아직 남아있다고 보고 있고, 이는 1965년 법적인 문제 해결 틀에서 해결되지 못한 거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일본은 아무도 사과를 안했다고 하면, 일본은 여태까지 축적해온(사과 메시지) 건 뭐냐, 아무 소용도 없었냐 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에서는 전혀 사과 안했다고 하지만 일본에서는 거꾸로 너무 사과한 나머지 피곤했다는 것이 좀 있다"고 말해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인식의 차이가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일본 정치인들을 비롯한 공인들이 2015년 위안부 합의 등 사과의 내용이 포함된 합의를 하면서도 이후 여기에 역행하는 발언을 하며 문제가 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기미야 교수는 "총리라든가 외상(외무장관)이라든가 아주 중요한 정부 직책을 맡은 각료는 이러한 합의를 지켜야 한다"고 답했다.

[이재호 기자(=외교부 공동취재단·일본)(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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