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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인터뷰] 하태경 "윤 대통령 '파격 변신'해야 총선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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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절대 권력' 이미지 버리고 쓴소리 참모 둬야"

"이준석·유승민과 손 잡으면 비호감도 낮출 수 있어"

"'종로 험지 논란'은 착각…당 대안 없어 내가 나선 것"

"김기현-인요한 '공생공사'…한동훈, 선대위원장 나서야"

아이뉴스24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하고 있다. [사진=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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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보선,김주훈,박정민 기자] '종로'의 위상이 재조명받고 있다. 여권에서는 '실세'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대선 후보였던 유승민 전 의원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야권에서는 문재인 정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 등 대어급 인사들 등판론이 쏟아지면서 종로는 22대 총선 최대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가장 먼저 깃발을 든 사람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다. 부산 해운대갑에서 내리 3선을 했지만 "수도권 총선 승리의 제1 조건인 종로를 사수하겠다"며 지난달 27일 '험지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종로가 무슨 험지"냐는 비판과 조롱이 쏟아졌다. 그러나 그의 목표는 당의 총선 승리다. 종로 출마는 자신의 기득권을 버리고 수도권에서 혁신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는 각오다.

지난 6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하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를 향해 거침 없는 직언을 쏟아냈다.

특히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선 윤석열 대통령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 비호감도가 높으면 어떤 선거든 어렵다"며 "절대 권력자나 당내 민주주의 무시와 같은 부정적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고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을 옆에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준석 신당' 바람을 방치하고 있는 당과 지도부를 향해서도 수도권 확장 없이 '영남당'에 머물면 당의 미래는 없다고 경고했다. 한 시간여 동안 밀도있게 진행된 하 의원과의 인터뷰를 전한다.

다음은 하 의원과의 일문일답.

–종로 출마를 선언하고 환영과 견제가 교차했다. 당내에서도 "종로가 험지인가"라는 비판이 나왔는데, 어떻게 반론할 것인가

"종로가 '험지가 아니다'라는 비판은 순전히 오해와 착각에서 비롯됐다. 현재는 저에 대한 오해가 많이 풀린 것 같다. 오해는 착각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지난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를 국민의힘이 이긴 만큼, 올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두고도 '어렵겠나'라고 생각했던 것과 똑같다. 21대 총선 당시 종로구 선거는 우리 당이 약 20%p 격차로 졌다. 지난 총선에서 우리 당이 이겼다면 출마를 결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난해 재·보궐선거에서 우리가 이긴 것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없어 '무혈입성'한 것이다. 최근 민심은 여론조사가 대체로 정확하다. 현재로선 우리 당이 야당에 10%p 격차로 진다고 나온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17.15%p 격차로 졌던 만큼, 종로는 대체로 10%p 정도 차이 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쉬운 지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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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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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종로가 정치 1번지인 만큼 나와 맞는지 맞지 않는지 검토했다. 다음은 당하고 협의를 했는데, '마땅한 사람이 없다'라는 것이다. 내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어떻게 하느냐'라고 물으니 '가능성이 높지 않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 같으니, 나라도 나가야겠다고 해서 출마한 것이다. 무엇보다 종로는 제가 정치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지역구이기도 하다. 대안이 없고 정치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만큼 도전한 것이다."

–총선 넉달 전인데 정당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대통령이 변해야 한다. 대통령 비호감도가 높으면 어떤 선거든 어렵다. 본선거에서는 정당 지지율이 기본 바탕이 되고, 여기에 개인 지지율이 영향을 끼친다. 문제는 정당 지지율이 너무 낮으면 어려운 선거가 된다는 것이다. 지금 분위기는 지난 총선과 비슷하다. 당장 정당 지지율로만 투표를 한다면 서울의 경우 최대 7석이라고 본다. 정당 지지율을 더 높이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고, 대통령 비호감도를 줄이는 파격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파격적인 변화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해진 원인은 '절대 권력자 이미지'와 '당내 민주주의 무시'다. 즉, 수직적 관계가 문제라는 것이다. 대통령에게 쓴소리할 수 있는 사람을 옆에 두거나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품어야 한다. 이것이 당정 관계 재정립이다."

–직언하는 참모가 부족하다는 시각인가

"대통령에게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신뢰하는 사람 중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좋은 사람이 있지 않은가. 이들이 우리 당으로 오는 만큼 중책을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신뢰를 받으면서 쓴소리를 할 수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비호감도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은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의 손을 잡으면 해결된다. 이들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대통령의 비호감도는 떨어질 수 있다. 김기현 대표도 비공개로는 대통령에게 당연히 쓴소리도 할 것이다. 다만 국민들이 볼 때는 수평적인 관계로 보지 않는 것이 문제다."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 창당 문제를 의원총회에 부치자고 주장했다. 이유가 뭔가

”현재 김기현 지도부는 이준석 신당을 막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수도권 선거에 무책임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이 전 대표가 싫어도 당장 수도권 선거에 큰 영향을 주는 요소인 만큼 막아야 한다. 저도 부산 출마만 하다가 서울에 출마하려고 하니 이준석 신당이 걱정돼 죽겠다. 지도부는 수도권 출마자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고 무관심한 것이다. 무엇보다 김 대표는 이준석 신당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수도권 출마자들은 죽어나는데 말이다. 무책임한 것이다."

–당 지도부가 혁신위의 '용퇴'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공생공사'(共生共死)로서 같이 죽고 같이 사는 관계다. 한 사람이 죽고 한 사람이 살 수 없다는 것이다. 혁신위가 무너지면 김기현 체제도 무너진다. 김기현 대표가 왜 자꾸 혁신위를 공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자기가 낳은 아기를 괴롭히는 사람이 돼 버렸다. 혁신안을 받아들이는 대타협을 하는 것만이 둘 다 사는 길이다. 대타협을 위해선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함께해야 한다. 혁신위의 혁신안은 대부분 '혁신 공천'인 만큼, 공관위가 혁신 공천을 잘 해줘야 한다. 혁신위가 공관위를 함께 구성하면 국민들은 '혁신 공천을 하겠구나'라는 믿음이 강해질 것이다. 그런데 김기현 지도부가 협의 없이 공관위를 구성하면 국민들은 혁신 공관위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합의 구성만이 국민들에게 우리 당이 '정말 바뀌려고 하는구나'라는 믿음을 강하게 줄 수 있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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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박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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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내일이 총선이라면 여야 의석수는 어떻게 배분될 것으로 보나

"21대 총선과 비슷하거나 그 이하의 의석수일 것이다. 그 이상은 어렵다. 이준석 신당이 생긴다는 것을 전제로 보면 107석 이하일 것으로 본다."

–'한동훈 구원 등판'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한 장관이 어느 시점에 어떤 역할로 등판해야 할까

"하루라도 빨리 나와야 한다. 이민관리청 설립 추진은 중요한 국가 과제이긴 하지만, 정책에 대한 추진은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다. 문제는 윤석열 정부가 현재 '반쪽 정부'인데, 내년 총선에서 지기라도 하면 사실상 형식적으로만 존재하는 '무정부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어떤 것이 더 절박하고 중요한지 생각했을 때, 빨리 당에 와서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를 살리려면 장관을 그만두고 하루라도 빨리 당으로 와서 선대위원장으로서 전국을 다니며 선거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보수 정당의 수도권 선거는 항상 어려웠다. 원인이 뭐라고 생각하나

"당 지도부가 영남 민심에만 관심이 있다. 단적인 사례가 '이준석 신당'에 대한 지도부의 태도다. 영남 지역 국회의원들은 이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하든 안 하든 별로 관심이 없다. 신당을 창당해도 자기들에겐 영향이 적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준석 신당이 창당되면 당 지지율은 4~5% 정도가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이 수치는 당락을 좌우하는 지지율인 만큼 큰 문제다. 그런데 지도부가 영남 리더십이다 보니 신당이 창당되든 안 되든 '상관없다'라는 식의 입장이다. 수도권 민심에 기반한 지도부라면 신당을 막기 위해 여러 해법도 마련하고 이 전 대표에게 조건도 제안하는 등 노력할 것이다. 결국 김기현 지도부는 수도권 선거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3선 의원으로서 느끼는 현재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한국 정치의 문제점은 '극단 세력 영합'이다. 더불어민주당에는 강성 지지층인 '개딸'이 있고, 우리 당의 경우 과거보단 영향력이 줄긴 했지만 '반공 세력'에 대한 영합이 남아있다. 아직도 북한 문제와 관련해선 '종북'이라고 이야기하는 경향이 남아있지 않은가. 양극단에 영합하는 정치는 비생산적인 싸움이다. 한국 정치가 파괴적이고 소모적인 싸움을 하는 이유는 양당이 모두 양극단의 영합 정치를 해서 발생한다. 이는 리더십이 중요한 만큼 양당 모두 중도 성향의 정치인이 많이 당선돼야 한다. 우리 당이 비윤(비윤석열)계 인사 리더십이고 민주당이 비명(비이재명)계 인사 리더십이면 협치가 잘될 것이다."

–정치권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외교·안보 문제에 대해선 정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야당 국회의원들에게 꼭 말하고 싶다. 윤석열 정부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정상이 해외 순방에 나갈 때마다 정치적으로 상처를 내려고 시비를 거는 모습이 종종 보인다. 정상이 성과를 내기 위해 외국에 나가는 것 아닌가. 과거에는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면 비난을 자제했다. 귀국했을 때 문제점을 지적하면 된다. 외교·안보에 대해서만은 야당이 대통령을 응원하는 문화가 생겨야 한다.“

–'정치인 하태경'의 목표는 무엇인가

"제 별명이 '꼰대'다. 그러나 '노력하는 꼰대'다. 국회에 처음 들어왔을 때 지식은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시대 변환 속도가 빠르고 국민들은 새로운 것에 민감하고 그것을 빨리 받아들이고 있다. 새롭게 변화하는 환경을 계속 공부해야 하는 정치의 시대인 것이다. 새로운 시대와 함께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것이 전업 정치인들한테는 가장 중요한 일인 것이다. 저는 미래 세대인 20·30세대가 잠재력을 가장 잘 꽃피울 수 있는 시대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세대 갈등을 어떻게 최소화하고, 피해를 입는 사람에 대해선 지원해 주면서 미래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라고 믿고 있다."

/공동=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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