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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행사독점 강요’ 등 갑질한 CJ올리브영, 과징금 19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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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CJ올리브영 법인 고발조치

시지남용행위, 법위반 여부 판단 불가능

“CJ올리브영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CJ올리브영이 납품업체들에 랄라블라 등 경쟁사를 배제한 자사와 행사독점을 강요하고 할인된 가격으로 납품받은 상품을 정상가로 팔아 차액을 가로채는 등의 행위로 적발됐다.

이데일리

김문식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7일 CJ올리브영의 납품업체들에 대한 △행사독점 강요 △판촉행사 기간 중 인하된 납품가격을 행사 후 정상 납품가격으로 환원해 주지 않은 행위 △정보처리비 부당 수취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18억 9,600만 원)을 부과하고, 법인 고발을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 업체는 2019년부터 현재까지 자사가 행사를 진행하는 당월과 전월에는 다른 Health&Beauty 스토어 경쟁사(랄라블라, 롭스)에서 동일 품목으로 행사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납품업체들에게 요구했다.

또한 2019년 3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파워팩 행사를 명목으로 납품업체로부터 인하된 납품가격으로 상품을 납품받고 나서, 행사 종료 후 남은 상품을 정상가격으로 판매하면서도 납품업체에게 정상 납품가격으로 환원하지 않고 인하된 납품가격과 정상 납품가격의 차액 총 8억 48만 원을 부당하게 수취했다.

아울러 2017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납품업체의 의사와 상관없이 자사 전산시스템을 통해 ‘상품 판매 관련 정보’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사실상 모든 납품업체들(총 785개 중 760개)로부터 순매입액(부가세 제외)의 약 1~3%를 ‘정보처리비’ 명목으로 받아 챙겼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사독점 강요, 정상 납품가격 미환원, 정보처리비 부당 수취 행위를 대규모유통업법에 위반한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다만 애초 심사보고서 내용인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는 심의절차 종료를 결정했다.

위원회는 △이 사건 행위가 지속된 약 10년의 기간 동안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가 빠르게 변화해 온 점 △이로 인해 여러 형태의 화장품 소매유통 채널이 역동적으로 등장, 성장 및 쇠락하는 현상이 관찰되는 점 △특히 근래에는 오프라인 판매채널과 온라인 판매채널 간 경쟁구도가 강화되는 상황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다.

김문식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위원회는 관련 시장은 H&B 오프라인 스토어보다는 확대돼야 하며 이에 따라 현 단계에서 CJ올리브영이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지가 불확실하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위원회는 CJ올리브영의 화장품 소매유통 채널에서의 위치가 강화되고 있고, EB 정책도 계속 확대되고 있어 CJ올리브영의 EB 정책이 시장경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무혐의가 아닌 심의절차종료 결정을 했다”고 했다.

심의절차종료는 사실관계 확인이 곤란하여 법위반 여부의 판단이 불가능한 경우, 새로운 시장에서 시장상황의 향방을 가늠하기가 어려운 경우 등 위원회의 판단을 유보할 필요가 있는 경우 결정한다.

앞서 공정위 심사관은 지난 2월 말 올리브영에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시지남용) 행위 혐의 등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시지남용 혐의를 적용하면 단순 계산상 2014년부터 최근까지 약 9년 치 CJ올리브영의 누적 매출액(약 12조원·온라인 매출 제외)을 기준으로 7000억원 가량의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

다만 이 같은 과징금을 부과하려면 심사보고서에 적시한 것처럼 CJ올리브영이 H&B 시장에서 업계 1위라는 시장지배적 지위가 성립돼야 한다. 시장지배적 지위의 전제가 되는 것은 ‘시장 획정’(시장을 명확히 나눠 정함)이다. 심사관은 쿠팡, 네이버 등 온라인 업체를 제외한 오프라인 매장만 관련 시장으로 보고, 올리브영을 1위 사업자로 규정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CJ올리브영을 H&B의 시장에 국한하지 않고 온라인 시장까지 확대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김 국장은 “위원회가 CJ올리브영의 시지남용행위에 대해선 지속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므로 서면실태조사, 익명제보시스템 등을 통해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이번에 제재받은 부분은 내부 시스템 개선을 이미 완료했거나 완료할 예정이며 향후 모든 진행과정을 협력사들과 투명하게 공유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중기 뷰티 브랜드의 성장과 글로벌 진출의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업계와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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