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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4 (토)

‘9개월째 표류’ 우주청 특별법, 재논의에도 소관기관 법제화 두고 여전히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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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5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붉은 화염을 내뿜으며 힘차게 우주를 향해 솟아오르고 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발사 뒤 브리핑에서 “누리호 3차 발사가 성공적으로 완료됐다”며 “앞으로 더 향상된 차세대 발사체 개발을 추진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뉴 스페이스 시대’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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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한 논의가 재개됐다.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는 5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우주항공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하 우주청 특별법)’을 과학기술원자력법안심사소위원회로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여전히 여전히 우주 관련 연구를 수행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의 이관을 두고 여야간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6일 예정된 법안심사소위에는 우주청 특별법 상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5일 과학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30일 과방위 위원들을 찾아 우주청 특별법 수정안에 대해 설명했다. 앞서 10월 열렸던 국정감사 및 우주청 특별법 통과를 위한 안건조정위원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반영한 수정안이다. 올해 3월 과기정통부가 입법예고한 우주청 특별법과 비교했을 때 주요 수정 사항은 연구개발 업무의 중복 우려가 없도록 △항우연, 천문연을 우주항공청 소관으로 이관 추진 △우주항공청윤리위원회 신설 △시행일 3개월 단축 등이다.

우주청 특별법은 지난 4월 처음 국회에 제출된 뒤 운영 방안을 두고 여야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해 9개월째 표류 중이다. 과방위는 빠른 합의를 위해 안조위를 구성했지만, 우주청의 연구개발(R&D) 직접 수행 여부를 두고 의견을 좁히지 못한 채 지난 10월 23일 활동을 끝냈다.

정부와 여당은 우주청이 직접 R&D 기능을 수행하며, 임무에 따라 항우연과 천문연의 연구자가 우주청으로 파견 근무를 오는 등의 방식을 추진했다. 반면 야당은 기존에 우주 연구를 하던 항우연, 천문연과 역할이 중복되기 때문에 직접 R&D 기능을 빼거나 두 기관을 우주청 산하 기관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이후 10월 2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항우연과 출연연을 우주청 소속으로 이관하는 것을 법제화하는 데 동의하며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과기정통부가 마련한 수정안이 ‘법제화’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 야당측 주장이다.

현재 여야 간 쟁점이 되고 있는 부분은 항우연, 천문연의 이관에 대한 법제화 방식이다. 현재 두 기관은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하 출연연 법)’에 따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소속이다. 이관을 위해서는 우주청 특별법에 소관기관에 대한 명시와 더불어 출연연 법을 개정해야 한다.

과기정통부가 마련한 수정안에서는 부칙 제8조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국천문연구원이 우주항공청 소관 연구기관이 되도록 이관을 추진한다’, ‘이에 따른 이관에 필요한 사항은 따로 법률로 정한다’고 명시돼 있다. 즉 우주항공청을 개청한 이후에 출연연 법 개정, 두 기관의 운영 방식 등 세부적인 내용을 담은 별도 법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야당에서는 “부칙이 아닌 특별법 본칙에 ‘항우연, 천문연을 우주청 산하에 둔다’는 내용이 명시돼야 하고, 출연연 법 개정도 함께 한다는 것이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합의한 내용”이라는 입장이다.

신명호 항우연 노조위원장은 “개청 후에 이관 작업을 하려면 그때 가서 우주청 특별법 및 출연연 법 등을 개정해야 한다. 현재 법안에서 우주청은 과기정통부 외청이기 때문에 법을 개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과기정통부가 개정을 해야 한다. 원래 과기정통부 소속이었던 두 기관의 이관을 위해 과기정통부가 나서줄지 의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일단 법안소위에 상정이 돼야 이후 논의가 가능하다. 여야가 합의만 한다면 어떤 수정안도 검토가 가능하고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현재 우주청의 신속한 개청이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

일단 6일 열릴 법안소위에는 우주청 특별법이 상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연내 특별법 통과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 과방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만약 이달 내 열릴 법안소위에서 우주청 특별법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경우, 빠르면 연말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상정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10월 5일 열린 안조위에서 여야가 시행일을 6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한 데 따라 우주청 개청이 가능한 시점은 내년 4월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항공우주학계에서는 이번 정기국회 안에 우주청 특별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학회, 우주추진공학회, 항공우주시스템공학회, 한국우주과학회는 4일 공동성명서를 내고 “우주항공청의 설립 지연으로 국내 항공우주개발계획과 항공우주산업계가 입을 타격을 인지하고, 더 큰 국익을 우선해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별도로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해 이미 여·야·정이 합의한 특별법을 조속히 의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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