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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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법조계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지난 2~3일 대구와 부산에서 열린 '송영길의 선전포고 북콘서트'에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부당한 검찰 수사에 좌지우지되지 않겠다는 취지의 말을 쏟아냈다. 그는 2일 대구에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저는 기각시킬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3일 부산에선 "8일 검찰에 출석하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수사 전에는 나에게 한마디도 묻지 말라'고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그는 8일 서울중앙지검 조사실에 들어가기 직전까지 이러한 발언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는 전날 자신의 사회망서비스(SNS) 계정에 "8일 오전 8시반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 후 검찰에 출석한다"며 "당당하게 임하겠다"고 썼다. 정치권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실제 자신의 무혐의를 확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마치 자기 주문을 외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결국은 무혐의로 결론 날 것"이라고 측근들에게 여러 차례 확언했다는 것이 정치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송 전 대표가 지난 5월2일과 6월7일 두 차례나 서울중앙지검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요구한 것이나 지난달 3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한 것 역시 결백에 대한 자기 확신 때문에 이뤄진 행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송 전 대표는 다른 한편에선 프랑스 파리에서 귀국한 지난 4월부터 8개월간 검찰의 소환조사에 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검찰에 소환돼 조사받은 관계자들을 수시로 접촉해 검찰의 수사 상황을 살피고, 먼저 기소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 등의 재판 상황도 계속 살폈다고 한다.
송 전 대표는 "당대표 경선 당시 후보가 캠프 일을 일일이 챙기기 어려워 돈봉투 사건에 대해 알 수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8일 검찰 조사에서도 이런 취지의 주장을 되풀이할 것으로 보인다. 인적·물적 증거들을 확보해 송 전 대표가 살포 과정을 인지했을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는 검찰과 강하게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돈봉투 사건을 수사해 온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송 전 대표의 조사를 통해서 돈봉투를 수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민주당 국회의원 20명의 혐의를 보다 뚜렷이 확인하고, 강제수사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수사팀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송 전 대표의 경선캠프에서 9400만원이 뿌려진 과정에 송 전 대표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했거나 최소한 인지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또 송 전 대표의 외곽 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가 송 전 대표 캠프에 컨설팅 비용과 사무실 장비 대여료 등 억대의 선거 비용을 대납해 줬다는 의혹도 확인할 예정이다.
검찰은 8일 송 전 대표를 불러 조사한 후 주말 동안 신병처리 문제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송 전 대표가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관련자들과 말을 맞출 우려가 높아 보인다고 판단되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최근 법정에선 송 전 대표가 돈봉투 살포 경위를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증언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부장판사 김정곤 김미경 허경무)가 연 윤관석 무소속 의원과 강래구씨의 재판에는 송 전 대표의 경선캠프에 돈봉투 살포에 쓸 자금을 조달한 '스폰서' 사업가 김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2021년 6월 캠프 해단식 날 아침 식사 자리에서) 송 전 대표가 '여러 가지로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캠프에 5000만원을 전달한 것 외에는 다른 도움을 준 적이 없어 송 전 대표의 이런 인사가 자금 지원에 대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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