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계좌 1천637개 운영하며 美 고객 돈만 7조원 넘게 관리
美검찰 2008년부터 탈세 조사…"고의로 과세당국에 소득 숨겨"
스위스 제네바의 픽테 은행 본사 |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국 사법당국으로부터 자국민 탈세와 관련한 조사를 받아온 스위스 은행 픽테가 비밀 계좌를 운영하며 고객의 탈세를 공모한 혐의를 인정하고 미 당국에 1천억원대 합의금을 물기로 했다.
4일(현지시간) 미 법무부 발표에 따르면 스위스 금융사 '방크 픽테'(이하 픽테)는 미국인 고객의 탈세를 도와온 혐의를 인정하고 기소유예 합의(DPA)와 함께 합의금 1억2천290만 달러(약 1천600억원)를 내기로 했다.
미 검찰에 따르면 픽테는 비밀계좌 1천637개를 운영하며 미국인 고객 돈 총 56억달러(약 7조3천억원)에서 나온 수익을 미 과세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채 숨겨준 혐의를 받는다.
대미언 윌리엄스 뉴욕 남부지검장은 "오늘 인정한 바대로 픽테는 56억달러가 넘는 계좌에서 발생한 소득을 국세청(IRS)에 고의로 숨기는 행위를 공모했다"며 "픽테는 1억2천290만 달러 이상을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앞으로도 법무부 조사에 협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픽테 그룹은 1805년에 세워진 스위스 대형 은행이다. 상업은행 업무나 투자은행(IB) 업무 등을 하지 않고 전 세계 부유층을 상대로 한 자산관리 서비스에 집중하는 프라이빗뱅킹(PB) 특화은행이다.
'더 살롱'이라고 알려진 8명 이하 소수의 경영 파트너가 픽테 그룹을 소유·경영하는 지배구조를 가졌다고 미 법무부는 설명했다.
픽테는 스위스의 다수 은행과 함께 미국인 탈세를 도운 혐의와 관련, 2008년부터 미 사법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아왔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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