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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5 (일)

김동연 “영화 ‘서울의 봄’ 데자뷔…尹 대통령에게 묻는다” [밀착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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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경찰 14번째 경기도청 압수수색에 ‘직격’

‘개탄’ ‘모멸감’…180도 달라진 강성 표현 튀어나와

“‘李 수사’ 정치 수사…반복된 ‘압수수색’ 유감·경고”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나”

尹 정부 향해 ‘공정’ ‘법치’ 따져…“형평성 무너뜨려”

“영화 속 ‘데자뷔(기시감)’가 엄혹한 현실에서 나와선 안 됩니다.”

세계일보

영화 '서울의 봄' 초반 신경전을 벌이는 배우 정우성과 황정민. 네이버 서울의봄스틸컷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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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4일 신군부의 정권 찬탈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을 끄집어냈다. 처음 해 보는 일이나 처음 보는 장소 따위가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데자뷔라는 현상도 소환했다.

그는 “일부 정치군인들이 나라를 빼앗고 광주 민주화 때 유혈 진압을 하고 대한민국 민주화의 봄을 막았다”며 “만약 지금과 같은 일이 계속된다면 일부 검찰과 수사관들, 권력을 쥔 사람들이 (역사에서) 검찰국가, 검주국가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극 중 전두광(황정민 분)과 과거의 ‘흑역사’를 거론하며 야당의 ‘검찰 독재’ 프레임에 동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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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4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검찰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경기도청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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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선 앞둔 정치 수사…檢, 선택적 수사 해도 되나?”

김 지사의 이날 발언은 수사 당국의 경기도청에 대한 14번째 압수수색 직후 나왔다.

검찰이 전임 지사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도지사 당시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관련해 첫 강제수사에 나선 지 5시간 만이다. 그동안 수원지검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뇌물 및 정치자금 의혹,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서만 압수수색을 벌여왔다. 법인카드 유용과 관련해선, 지난해 4월과 10월 경찰이 2차례 압수수색을 한 바 있다.

흥분한 표정의 김 지사는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경기도정에 대한 검찰의 도를 넘는 업무방해를 중단해달라”며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과잉 수사, 괴롭히기 수사, 불공정한 정치 수사를 멈춰달라”며 “강력한 유감과 경고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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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청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경기도청을 압수수색 중이다. 4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 모습.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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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난해 7월 취임한 저와 제 비서실 보좌진이 전임 지사 부인의 법인카드와 무슨 관계가 있느냐”면서 “컴퓨터도 모두 새것으로 바뀌어 과거 자료가 없는데, 이번 압수수색은 철 지난 재탕, 삼탕 압수수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이 금싸라기 같은 시간에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자기 컴퓨터도 쓰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김혜경씨에 대한 법인카드에 대해 확실히 정리하고 갈 생각은 없느냐’고 묻는 한 기자의 질문에는 “전임 지사 부인의 일을 제가 뭘 정리하느냐. 상황 파악이 안 되시느냐”며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다.

김 지사는 여당의 ‘김포 서울시 편입’ 움직임을 언급하며 “(검찰 수사와 메가 시티 모두) 야당의 가장 큰 광역단체장에 대한 견제라는 심증을 갖게 한다”고 토로했다.

이날 김 지사는 ‘무도’, ‘무법’, ‘개탄’, ‘경고’ 등 예전과 다른 단호한 표현들을 열거했다. 검찰 수사를 가리켜 “먼지털기식, 저인망 수사”라며 “이를 언제까지 감내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수사 당국이) 총 54일간 7만건의 자료를 압수해 간 바 있다”면서 “법인카드와 관련해선 이미 (경찰이 2차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토로했다.

김 지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0분 수십명의 검찰 수사관들이 수원시 광교청사에 들이닥쳤다. 업무보고를 받던 김 지사는 열린 집무실 문 사이로 수사관들과 눈이 마주쳤고, 업무를 보던 비서실 직원들은 강압적 분위기 속에서 컴퓨터에서 손을 떼어야 했다.

그는 이를 두고 “대단히 불쾌했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인구의 4분의 1이 몰린 경기도정이 멈춰 섰다”며 “1400만 도민이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느냐.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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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4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검찰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경기도청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위해 단상에 오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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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는 지난 2월 자신의 컴퓨터가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고 포렌식 당한 상황에 대해선 “모멸감과 참담함을 느꼈다”고 했다. “당시 소식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들었다”면서 “취임 전 내용이 담기지 않은, 새롭게 산 컴퓨터를 뒤져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가. 이렇게 무도해도 되나, 이 나라가 무법천지냐”고 작심 발언했다.

그는 28명의 도청 실무자가 검찰에 참고인으로 불려갔던 사실도 거론했다. “조사를 받은 한 공무원은 ‘창밖으로 뛰어내리는 사람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말했다”면서 “현장에서 당하는 직원들 심정이 어떻겠나. 성실하게, 묵묵하게 일하는 공무원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기도가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해왔는데 실무자들을 무차별적으로 광범위하게 장기간에 걸쳐 조사한다는 건 공직생활을 35년간 한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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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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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 대통령에게 “공정한가” 공개 질의…김건희 여사 둘러싼 논란 소환

화살은 그대로 검찰에 돌아갔다. 김 지사는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느냐. 형평성을 무너뜨려도 되느냐”며 검찰 수사를 ‘정치 수사’, ‘선택적 수사’로 규정했다. 최근 불거진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논란을 소환한 셈이다.

그는 “이번 수사만 해도 총선을 불과 몇 개월 앞두고 야당대표를 겨냥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여러 차례 장기간에 걸쳐 집요하게 저인망식으로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검찰에게 묻는다. 이게 과연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공정과 법치인가. 지금 검찰과 대통령은 공정한가”라고 했다.

김 지사는 또 “앞으로도 이런 일이 생긴다면 야당대표뿐 아니라 유력 야당 정치인, 가장 큰 야당의 광역자치단체장에 대한 견제 또는 흠집 내기 목적이 있다고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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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부인 김혜경씨.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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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검 공공수사부는 이날 오전부터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해 경기도청 총무과, 비서실 등 10여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이 대표가 업무상 배임 혐의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이 사건 공익제보자 조명현씨의 신고 내용을 검토한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이 대표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를 벌여왔다.

조씨는 “피신고인(이재명 대표)은 경기도지사라는 직위와 권한을 남용하고 관련 법령을 위반해 공적 업무에 사용돼야 할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횡령 또는 횡령하도록 지시하거나 횡령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해 배우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를 했다”며 이 대표를 조사해 달라고 신고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이 대표 배우자인 김혜경씨와 전 경기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 배모씨가 도청 법인카드를 개인 음식값 등 사적으로 유용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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