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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고민 끝 결론일 것” 오히려 與가 존중한 ‘이상민 탈당’…野는 “먹던 우물에 침 뱉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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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놀라운 건 민주당 의원들의 과도한 인신공격성 비난”

세계일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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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고쳐 쓰기’란 불가능하다던 이상민 의원의 전격 탈당 선언은 단순 홧김에 따른 게 아니라, 오랜 고민 끝에 내려진 ‘어려운 결론’이었을 거라는 존중의 시선이 4일 국민의힘에서 나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민주당에서 이상민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며, “이상민 의원이 평소 소신과 철학을 지키려 노력했던 점에 비춰보건대,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었을 것으로 여겨진다”고 조심스레 짚었다. 이어 “놀라운 것은 한솥밥을 먹었던 민주당 의원들의 과도한 인신공격성 비난”이라며 “오랜 시간 함께한 동료가 탈당을 해야 할 정도로 (민주당) 내부가 곪아있다면, 민주당 스스로 먼저 자신을 돌아보는 게 도리가 아닐까 싶다”고 지적했다.

앞서 민주당의 ‘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지난 3일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 “오늘자로 민주당과 결별하고자 한다”며 “깊은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있지만 한편 홀가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2004년 정치에 입문했을 때 열린우리당 슬로건 ‘깨끗한 정치, 골고루 잘 사는 나라’는 그때는 물론 지금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며 “그 이후 5선에 이르기까지 나름 치열한 노력과 함께 성과와 보람도 있었고 자부심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민주당과 함께하며 대전 지역구에서의 내리 5선으로 당과 같이 걸어온 길을 쉽게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던 이 의원은 한때 ‘정나미가 떨어졌다’고 몸서리를 치면서도 그간의 애정이 워낙 컸던 탓인지 쉽사리 끈을 놓지 못할 것 같았는데, 이제는 완전히 마음을 정리한 듯 민주당과의 영원한 이별을 공식 선언했다.

이 의원의 탈당 결심에는 민주당을 민심으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바로 세우는 동시에 자신의 정치적 꿈을 펼치고자 노력해왔음에도,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사당화(私黨化)가 이뤄졌고 특히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딸)’ 세력으로 인한 ‘개딸당’으로의 변질이 절대적인 영향을 줬다. 그는 버티며 우기고 잡아떼는 파렴치한 행동이 상습적이 됐고, 게다가 ‘내로남불’이나 ‘후안무치’ 등 모습이 쌓이고 쌓이면서 이제는 당이 ‘고쳐 쓰기’조차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취지로 강조했다.

이 의원은 가슴을 짓누르는 양심의 가책을 더 이상 견디기 어렵다면서, 현재 민주당에서는 정치적 희망과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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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의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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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의 탈당 선언에 같은 당 박상혁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먹던 우물에 침은 뱉지 말라”는 말로 다른 동료 의원들에게까지 피해 주지 말라는 뉘앙스로 반응했다.

박 의원은 “2008년 자유선진당, 이번에는 국힘으로 가는 거냐”며 “5선까지 했으면서 그렇게 한 번 더하고 싶냐”고도 따져 물었다. 열린우리당 시절인 17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한 이 의원이 15년 전인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낙천했을 당시에 탈당, 자유선진당으로 당적을 바꿔 재선한 뒤 2011년 친정인 민주당에 복귀한 일을 끄집어 온 것으로 보였다. 민주당을 떠나 다른 당적을 갖고 총선에 나가려는 욕심이 이 의원의 솔직한 속내 아니냐고 따진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경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이 의원이 지역구 주민들인 대전 유성구민들에게 죄송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이 상근부대변인은 SNS에서 “유쾌한 결별이라며 가볍게 툭 털어버리기에는 그동안 선택을 받아왔던 민주당 5선 국회의원이 아니냐”며 “그동안 지지해주신 국민을 위한 정치인이었다면 이렇게 민주당을 욕하고 떠나기 전에 많은 국민께서 왜 비판하는지 본인을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전 유성(을) 지역분들께는 민주당이 아프게 패배한 지난 지선과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지역 승리를 이끄셨다”며, “민주당이 부족하면 혼내시기는 해도 이상민 의원처럼 버리지는 않는다”고 부각했다.

전용기 의원도 SNS에서 “결국 국회의장을 위해 당과 동지들을 팔고 가셨다”며 비판했고, 조승래 의원은 “모로 가도 국회의장만 하면 된다는 것 아닌가”라며 “개인의 영달을 위한 탈당으로 정권심판의 대열은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고위원회의라는 무게감을 생각할 때, 이러한 자리에서 김 대표가 공개적으로 이 의원을 언급한 대목이 주목된다. 자신의 ‘정치적 꿈’을 펼칠 곳으로 적합하고 또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향할 수 있다던 그동안 이 의원 발언 등을 토대로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이 정치권 일부에서 제기되고, 공식 반응을 자제하고는 있지만 총선을 앞두고 추진하는 ‘슈퍼 빅텐트’로의 이 의원 합류 가능성에 국민의힘은 내심 기대를 품는 분위기인 터다.

이 의원은 지난달 21일에는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 유성구에 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카이스트)에서 열린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초청 강연 무대에도 오른 바 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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