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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7 (화)

[단독]“검경 브로커, ‘수사 무마 명목’ 주차장-초밥집서 3억~5억씩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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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코인 사기범, 피해제보 시작되자

두달간 브로커에 13억 집중 전달

로비자금 전달 경로 수사력 집중”

브로커 “6억, 7억은 안 받았다” 주장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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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사건 브로커’ 사건과 관련해 코인 사기 피의자가 2020년 12월 말∼2021년 2월 말 주차장과 초밥집 등에서 한 번에 최대 5억 원씩 총 13억 원을 브로커에게 집중적으로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백억 원의 피해를 입힌 FTB 코인에 대한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올 것으로 예상되자 수사 무마를 위해 거액을 주고 매달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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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는 코인 사기 피의자 탁모 씨(44·수감 중)로부터 2020년 8월 20일∼2021년 8월 25일 총 13차례에 걸쳐 17억6900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브로커 성모 씨(61·수감 중)를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 돈이 코인사기 사건 등의 수사 무마 로비 자금 명목으로 건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금품은 FTB 사건 피해자들이 경찰 등에 피해 사실을 제보하기 시작한 2020년 12월 말부터 집중적으로 전달됐다. FTB는 탁 씨가 2020년 발행한 코인으로, 탁 씨는 자신이 비트코인 1만 개(당시 시세 1300억 원 상당)를 갖고 있다면서 전자지갑을 보여주고 “코인 가격이 떨어지면 원금을 보전해 주겠다”며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탁 씨는 2020년 12월 22일 광주의 한 스포츠시설 주차장에서 성 씨를 만나 “FTB 코인 사기 수사를 무마해 달라”며 5억 원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어 같은 달 27일에는 광주의 한 초밥집에서 5억 원을 전달하고, 이듬해 2월 18일에도 광주의 초밥집에서 3억 원을 추가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2개월 동안 13억 원을 건넨 것인데, 검찰은 이 돈이 모두 FTB 코인 사기 무마용인 것으로 보고 있다. 성 씨는 “경찰에 다 일을 (처리해) 볼 수 있다”며 금품을 받았다고 한다.

돈이 전달된 시기는 FTB 사건 피해자 제보가 서울 강남경찰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등에 제보되기 시작했던 무렵이라고 한다. 탁 씨가 한 번에 수억 원을 주면서 FTB 사기 사건 무마에 총력을 기울인 것은 피해액이 서울과 충남 등을 중심으로 391억 원에 달하는 등 가장 많고 고소자 수도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탁 씨는 2020년 12월 9일 광주의 한 민속주점에서 1억 원을 성 씨에게 건네는 등 FTB 코인 사건 외에도 2020, 2021년 총 4억6900만 원을 인공지능(AI) 코인매매 프로그램 사기, 자동차 관련 코인 사기 등의 수사 무마 명목으로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성 씨에게 전달된 자금이 실제 어디로 흘러들어갔는지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FTB 사기 사건 수사를 맡았던 서울경찰청 전 수사부장을 구속하고 전 금융범죄수사대 팀장을 입건한 상태다.

탁 씨는 거액의 로비자금을 건넬 때마다 성 씨 차량에 담긴 돈다발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성 씨는 일부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17억6900만 원 중 6억, 7억 원은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탁 씨는 별도의 미술품 코인 사기 사건으로 올 10월 구속 기소된 상태다. 성 씨와 탁 씨, 전 씨 등 3명은 5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성 씨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 재판에 출석한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수사 청탁 의혹에 연루된) 담당 팀장이 의혹에 대해 극구 부인하고 있다. 수사 상황과 관련 지침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필요하면 직위 해제 등 인사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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