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두바이에서 개최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기자회견에서 EU(유럽연합)과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아르헨티나 매체 인포바에가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EU-남미공동시장 협정은 20년 전에 협상이 시작됐으나 환경위기와 생물다양성 등의 현재 상황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는 환경적인 이유로 적어도 현 상태의 협정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을 '비전을 가진 용감한 리더'라고 치켜세우면서 그러기 때문에 더더욱 EU-남미공동시장 협정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협정은 룰라 대통령이 브라질에서 추진하는 것이나 우리가 프랑스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과 양측 모두에게 모순된다"며 기후 문제를 중심으로 새로 수정된 칠레, 뉴질랜드, 캐나다와의 협정이 현대적인 협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룰라 대통령은 지난 6월 유럽 순방 중 마크롱 대통령과는 상반되는 이유로 EU-남미공동시장 협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룰라 대통령은 당시 EU 측이 요구한 기후 관련 조건은 수용할 수 없다면서 "그 어떤 국가도 코펜하겐이나 파리 협정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유연성이 필요하다"며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협정에 도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고 인포바에는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오는 7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서 EU-남미공동시장 협정 타결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언론에 알려진 것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메르코수르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으로 구성된 남미경제공동체로, 기존 4개국에 더해 지난달 29일 볼리비아가 새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EU-남미공동시장 무역협정은 20년간의 협상 끝에 2019년 합의됐으나, 이후 EU가 협상에 환경보호 의무를 추가할 것을 요청하면서 난관에 부딪히며 그간 진전이 없었다. 이 과정에서 EU는 지난 3월 환경문제와 관련한 브라질의 의무를 확대하고 준수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가한다는 내용을 추가해 브라질의 큰 반발을 샀다.
지지부진하던 협상은 대선 유세에서 남미공동시장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을 한 극우 자유경제 신봉자인 하비에르 밀레이가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당선된 뒤 탄력이 붙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에 난항을 겪을 것을 예상한 양측이 밀레이가 취임하기 전인 7일 협상 타결을 발표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도 최근 잇달았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이 협정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만큼 EU-남미공동시장 무역협정이 이번에 타결되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런 가운데 아르헨티나 밀레이 새 정부의 초대 외교장관으로 내정된 디아나 몬디노는 지난달 30일 신흥국 경제협력 모임인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에 가입하지 않을 것이지만, EU-남미공동시장 무역협정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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