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가 이어지고 유명 캐릭터, 베이커리 브랜드와 협업한 빵이 인기를 끌며 국내 양산빵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포켓몬빵 재출시를 시작으로 편의점 PB 빵 등도 잇달아 나오고 있어 시장 규모는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양산빵 시장 규모는 1조3125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규모는 2020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두자릿수(13.5%) 증가율을 보였다. 올해 성장률은 8.3%로 지난해보단 둔화될 전망이지만 국내 빵 시장이 연평균 3% 정도 성장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성장세다.
최근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반 제과점에서 판매하는 빵 종류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양산빵을 판매만 하던 유통 채널도 양산빵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양산빵 품목별로 보면 포켓몬빵, PB 제품이 속한 '제품형 페이스트리' 항목의 증가율이 가장 높다. 제품형 페이스트리 시장은 올해 51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전년 대비 13.1%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SPC삼립이 재출시한 포켓몬빵은 양산빵 부흥을 이끌었다. 지난해 2월 선보인 포켓몬빵은 출시 후 40일 만에 판매량 1000만개를 넘어섰고 같은 해 11월 누적 판매량 1억개를 달성했다.
양산빵의 가능성이 다시 확인되자 유통업계도 잇달아 출시에 나섰다. 편의점 CU가 선보인 '연세 우유 생크림빵', 압구정로데오의 인기 카페 이웃집 통통이와 협업한 '이웃집 통통이 약과 쿠키' 등은 출시 수일 만에 완판되는 등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양산빵의 성장 요인은 고물가 상황 속 저렴한 가격과 개선된 품질이 꼽힌다. 양산빵은 소품종 대량 생산돼 일반 제과점 빵보다 가격에 원재료, 인건비 상승분 반영이 적게 되는 편이다. 일반 빵보다 고물가의 영향을 덜 받는 이유다. 또 우유업체나 제과업체와 협업을 통해 과거 양산빵은 부실하다는 인식도 개선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양산빵은 브랜드, 캐릭터와 협업하면서 유명 업체의 별립법 등 제과제빵 기술을 적용해 일반 제과점 수준으로 맛과 품질을 끌어올렸고 협업 제품으로 마케팅과 비용 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식품업계는 냉동 빵 등 양산빵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SPC삼립은 포켓몬빵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4월 '산리오캐릭터즈 빵'을,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는 지난 6월부터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빵'을 출시했다. 신세계푸드는 올 상반기 냉동 샌드위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하면서 치아바타, 크루아상 등 다양한 종류의 빵을 활용해 냉동 샌드위치 제품을 확장할 계획이다.
업계는 양산빵이 일반 베이커리 시장의 점유율을 일부 가져올 수 있을 거라 내다본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전체 빵 시장에서 일반 베이커리가 70%, 양산빵이 30% 정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캐릭터빵 등 양산빵 트렌드가 계속되면 점유율이 30% 중후반까지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예림 기자 yes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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