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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3 (일)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공기업 이전에 수요 몰렸다”…지역 대표 자리 꿰찬 혁신도시 [집값 움직이는 먹고사니즘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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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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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가 지방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수도권보다 더 강하다. 지방은 수도권보다 더딘 인프라 개발과, 지속적인 인구 감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대규모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부족한 지방에 수백~수천 명이 근무하는 일자리가 조성되면 그만큼 인구 유입과 신규 인프라 조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고려하면 지방 내 대규모 일자리는 부동산 시장을 한방에 뒤집을 ‘게임체인저’인 셈이다.

30일 본지가 전국 지방 혁신도시와 인근 지역의 집값을 분석한 결과 혁신도시 조성 도시는 다른 지역보다 집값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1년을 떼놓고 보면 지방의 가파른 집값 하락기에도 혁신도시는 선방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지방 부동산 시장 내 일자리의 파급력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혁신도시란 2007년부터 시작된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계기로 거점지역에 조성된 미래형 도시를 뜻한다. 계획인구 2~5만 명을 목표로 개발하며 단순히 공공기관만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대학과 연구소, 산업체, 지자체가 협력하는 거점 도시로 개발된다. 동시에 녹지와 교육·문화 기능을 모두 갖춘 지역으로 조성된다.

지방 혁신도시에는 총 112개 공공기관이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인 혁신도시로는 충북 음성군(한국소비자원·한국교육개발원 등)과 강원 원주시(건강보험심사평가원·한국관광공사 등), 전남 나주시(한국전력), 경남 진주시(한국토지주택공사), 경북 김천시(한국도로공사) 등이 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으로 조성된 지방 혁신도시나 국가 중요 산업단지가 조성된 지역은 기존 구도심보다 훨씬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혁신도시 조성지역 내 단지는 해당 도시 내 대장 단지로 등극한 상황이다. 일자리 주변 부동산 시장 강세는 지방에서 오히려 더 도드라져 ‘지방은 집값이 오르지 않는다’는 공식을 깨고 있다.

이날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충북 음성군 맹동면 ‘충북혁신도시영무예다음3차’(2017년 준공) 전용면적 84㎡형은 지난 3일 3억7000만 원에 실거래됐다. 이 단지 같은 평형은 2021년 2억4000만 원 안팎에 거래됐지만, 지난해 상반기까지 4억 원 이상 몸값이 수직으로 상승했다. 반면 음성군 대소면 ‘대소웰메이드타운’(2018년 준공) 전용 84㎡형은 지난달 최고 2억2500만 원에 거래됐다.

두 단지는 준공 시기도 비슷하고, 같은 평형이지만 소비자원과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등이 가까운 혁신도시 주변 단지가 1억5000만 원가량 더 비싼 것이다.

또 LH를 중심으로 조성된 진주 혁신도시 인근 단지도 다른 진주 내 단지보다 1억 원가량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진주혁신도시 대방노블랜드더캐슬’ 전용 84㎡형은 지난달 7일 기준 최고 7억2300만 원에 팔렸다. 반면 초전동 ‘힐스테이트 초전’ 같은 평형은 지난 14일 4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두 단지 몸값 차이는 2억7300만 원에 달한다.

충무공동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진주 내 공급물량이 많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 떠나지 않는 인구가 많아 갈아타기 수요가 유독 많은 지역”이라며 “혁신도시 내 신축 단지값이 비싼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지방에선 혁신도시뿐 아니라 우주·항공 사업이 활발히 진행 중인 전남 고흥과 경남 사천 역시 지역 내 다른 곳보다 안정적인 집값 흐름을 보인다. 이날 KB부동산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동향’ 분석 결과,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집값 변동률은 전남 고흥이 0.84% 상승으로 전남 평균인 –3.67%보다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사천시 역시 -0.96%로 경남 평균 아파트값 변동률 –5.4%보다 하락 폭이 작았다.

전남 고흥군은 나로우주센터가 들어서면서 우주 산업 관련 특화지역으로 발돋움 중이다. 3월부터는 172만㎡ 규모 ‘고흥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도 지정되는 등 개발 기대감이 크다. 경남 사천시 역시 한국판 미국항공우주국(NASA)인 우주항공청 설치 추진과 함께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KAI) 본사가 들어서 있다.

특히 사천시는 2018년 이후 매년 100~2000가구의 대규모 공급 이어졌다. 사천시 아파트 실거래가(아실) 집계 기준 적정 공급량은 545가구 규모로 초과 공급이 4년 이상 지속했지만, 집값 하락은 오히려 덜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혁신도시라고 하더라도 강원과 대전 등 수도권과 가까운 지역은 통근 비율이 높아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지만, 그 외 지방은 대규모 일자리가 공급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며 “노후 도시일수록 신축 단지 선호도가 더 높은 만큼 일자리가 몰린 지방 내 지역 부동산 시장은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지방 내 신규 조성 지역은 인구 급증에 따른 신규 창출 효과는 적고, 구도심의 인구 이동 효과가 더 큰 만큼 구도심과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투데이/정용욱 기자 (drag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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