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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3 (금)

“리야드에 큰 표 차로 패할 수도”…정부 내부 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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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한덕수 국무총리와 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 민간위원장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28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투표 결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밀려 부산이 탈락하자 아쉬워하며 악수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장성민 대통령실미래전략기획관, 최 회장, 한 총리, 박형준 부산시장. 파리=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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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투표에서 경쟁도시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큰 표 차이로 패할 수 있다는 판세 분석이 올해 하반기에도 정부 내부에 보고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사우디 중 지지 국가가 명확하지 않은 부동표를 제외하고 최대한 보수적으로 판세를 분석한 예측치도 있었던 것. 다만 개최지 투표가 임박했던 최근까지 2차 투표에서 역전이 가능하다는 식의 낙관적인 예측치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 되는 등 민관의 ‘엑스포 올인’ 분위기 속에 객관적인 정보 수집과 판세 판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하반기에도 정부 내부에선 부산이 리야드에 큰 표 차이로 패할 수 있다는 외교부와 정보당국 등의 예측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부동표를 50표 안팎으로 잡았던 것으로 안다”면서 “투표 결과를 보면 부동표가 모두 사우디 표로 간 것으로 보인다. 확실하게 사우디를 지지하는 국가들 수도 보수적으로 예측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또 정부보다 기업 등 민간에서 판세를 보다 낙관적으로 예측하는 등 민관의 판세 분석에도 온도차가 있었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개최지 투표가 임박해오면서 정부의 판세 판단도 낙관적으로 흘러간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정부는 이달 초를 기준으로 문서 등으로 부산 지지를 표명한 국가를 최소 44개국으로 파악했다. 여기에 구두로 지지 의사를 표명한 국가까지 포함하면 50개국가량의 지지표를 확실하게 확보했다는 계산이었다. 1차에서 미리 확보한 50여 표에 2차 때 사우디와 이탈리아를 지지했던 국가 표까지 흡수하면 결선 투표에서 역전극을 써 내려갈 수 있다는 구상이었던 것. 하지만 실제 부산에 표를 던진 국가는 정부 예상보다 한참 적은 29개국에 그쳤다. 당초 예상과 달리 투표권을 행사한 국가가 165개국으로 줄어든 점도 우리 정부엔 악재가 됐다.

앞서 윤 대통령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 브리핑을 열고 엑스포 유치 실패 원인에 대해 “예측 실패”라고 털어놨다. 윤 대통령은 “저 역시도 96개국 정상과 한 150여 차례 만났고, 수십 개국 정상들과는 직접 전화 통화도 했지만 민관에서 접촉하면서 느꼈던 입장에 대한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고 했다. 여러 판세 분석 중 보수적인 판세 예측치가 윤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29일 엑스포 표결 결과가 기존에 보고받은 정세 판단과 다르게 나오자 격앙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부산을 지지하는 나라들이 있었다. 서면으로, 구두로 지지했다”면서 “그런 판세를 가급적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읽으려 노력했다”고 했다. 이어 “외교부 재외공관이 있고 외국 중앙정부를 상대로 유치전을 벌였기에 모든 정보를 분석하고 객관적이고 신중하게 판단해 정부 기관 내, 유치위원회와 공유했다. 완벽했다고 말하진 않지만 두세번 크로스체크했다”면서도 “다만 우리가 기대한 만큼에 미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겸허히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 장관은 또 결과에 대해 “저희가 상대하는 국가 내부적으로도 의견이 엇갈린 국가도 있었고 정부가 교체돼서 입장이 바뀐 국가도 있었다”면서 “막판에 어떤 이유인지 입장을 바꾼 국가도 있었고 투표 당일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은 국가도 있었다”고도 했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모든 국민이 성원했는데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해 유감스럽다”며 “어려울 거라고는 예측했지만 이렇게 많은 표 차가 날 거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민관이 한 팀으로 최선을 다했기에 책임을 따지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면서 “다만 우리가 다른 국제행사를 유치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이번 유치전의 판단들을 되짚어보는 리뷰를 할 필요성은 있다”고 전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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