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등 진술 바꾸며 전환점…김용 체포로 수사 확전
이재명 등 관련 재판 줄줄이…한층 치열한 법정공방 예고
'불법 정치 자금' 김용 법정 구속 |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측근인 김용(56)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29일 불법 선거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검찰이 2년여간 이어온 대장동 수사의 첫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한 성남시 공무원과 민간업자 간 유착 의혹이 처음 수면위로 부상한 건 2021년 9월이다.
대선을 반년 앞둔 시점에 야당이던 국민의힘은 성남시장 출신인 이 대표가 이 의혹의 '몸통'이라며 공세를 폈고, 논란이 커지자 서울중앙지검은 4차장검사 산하에 전담수사팀을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2021년 10월 '대장동 일당'과 성남시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가장 먼저 체포해 사업 편의 제공을 대가로 3억5천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유씨와 공모해 화천대유 측에 거액의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는 그만큼 손해를 끼치게 한 혐의로 김만배 씨와 남욱 씨 등 민간업자 또한 11월 나란히 구속됐다.
그러나 이후 수사엔 크게 진척이 없었다. 유씨와 민간업자들이 '윗선'인 이 대표와의 연관성을 부정하는 상황에서 주요 관련자가 잇달아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수사는 난항에 빠졌다.
수사 의지와 능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자 검찰은 이른바 '50억 클럽' 수사로 방향을 틀며 반전을 꾀했지만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고 이 대표가 여당 대선후보로 선출되면서 검찰 수사는 더 진전되지 못했다.
공전하던 수사는 작년 5월 윤석열 정부로의 정권 교체 이후 전환점을 맞았다.
서울중앙지검이 '특수통' 검사들로 수사팀을 재편하고 사실상 재수사에 나선 것이다. 검찰은 대장동 이전인 위례 신도시 개발 사업까지 수사망을 넓혔다.
이재명 대표-유동규 전 본부장 첫 법정 대면 |
무엇보다 이 대표와의 관련성을 부인하던 유씨와 남씨 등 핵심 관계자들이 작년 9월께부터 태도를 바꿔 이 대표를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하면서 수사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검찰은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얼마 뒤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체포했다. 대장동 개발사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검찰 수사 역시 이 대표의 대선 경선자금 수사로 확대됐다.
검찰은 이 대표 선거캠프의 총괄부본부장을 지내며 자금 조달·조직 관리를 맡았던 김씨가 20대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8억원이 넘는 불법 선거자금을 수수했다고 보고 작년 11월 구속기소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에는 이 대표를 수년간 최측근에서 보좌했던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도 유씨로부터 2억4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이 대표가 "측근이라면 정진상, 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라고 직접 언급한 두 인물이 나란히 기소되면서 검찰의 칼끝은 곧이어 이 대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는 곡절을 거쳐 검찰은 지난 3월 대장동·위례신도시 특혜개발 의혹 등으로 이 대표를 기소했다.
검찰은 곧이어 백현동 특혜개발 사건으로 넘어가 수원지검이 수사하던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등과 합쳐 지난 9월 이 대표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번에는 국회에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으나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대장동 관련 재판 중 가장 먼저 1심 선고가 이뤄진 김씨 사건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이 선고되며 검찰로서는 나름대로 소기의 성과를 거둔 셈이 됐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중앙지법에서 대장동 관련 재판이 동시다발로 진행 중이라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에서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의혹' 재판을 받고 있다. 정진상 전 실장의 뇌물 등 혐의 사건도 병합된 상태이며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도 같은 재판부에서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 법원 형사합의22부에서는 김만배 씨를 비롯한 대장동 민간업자들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로서는 김씨 재판에서 핵심 증인 유씨의 진술 신빙성이 상당 부분 인정된 점을 다른 대장동 관련 재판에서도 한껏 부각할 것으로 예상돼 이 대표 등 피고인들과의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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