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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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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사위 채용의혹, 블랙리스트와 연결 지었다…수사망 넓히는 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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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였던 서모씨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지난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소벤처기업부를 압수수색하고 있다. 전주지검 형사3부는 이날부터 닷새간 중소벤처기업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인사혁신처, 한국벤처투자 등 6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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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부·중진공·인사혁신처 등 압수수색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였던 서모씨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사건이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 의혹 사건과 전 정부 '블랙리스트 사건' 구도와 비슷하다고 보고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 이승학)는 지난 13~17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인사혁신처·한국벤처투자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30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전주지검은 이 전 의원이 2018년 3월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된 것과 항공업 경력이 전무한 서씨가 같은 해 7월 이 전 의원이 실소유주인 타이이스타젯(태국 저가 항공사)에 전무로 취업한 것 모두 '부정 채용'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기존엔 이 전 의원 중진공 이사장 임명과 서씨 취업 사이 대가 관계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이젠 두 사람 채용의 위법성 여부를 먼저 밝힌 뒤 두 사건 연관성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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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21일 청와대 본관에서 당시 문재인(가운데) 대통령이 일자리위원회 위촉장 수여식을 마친 뒤 이날 일자리위원으로 위촉된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앞줄 오른쪽 두 번째) 전 국회의원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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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이상직 뇌물 혐의 입건



검찰은 크게 뇌물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두 가지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2021년 12월 시민단체 고발로 문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이 전 의원은 뇌물공여 혐의로 입건됐다.

검찰은 서씨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 의혹 사건에 주목하고 있다. 두 전직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받은 건 없지만, 아들(노건호)이나 측근(최서원) 딸(정유라)이 각각 500만 달러(조카사위 포함)와 말 세 마리를 받은 혐의 등으로 형이 확정됐거나 '공소권 없음(노 전 대통령 사망)'으로 끝났다. 검찰은 여기서 나온 '경제적 공동체'나 '공동정범(공모 관계)' 개념을 적용할지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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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이스타젯 태국 방콕 사무실. 고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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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청와대·정부 인사 라인 조사"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이익·대가를 얻지 않았더라도 서씨가 긴밀한 가족이라는 점, 이 전 의원이 공직자(중진공 이사장)이자 기업가(이스타항공 창업주)·정치인이라는 점 등을 근거로 "서씨 채용=하급 공무원(이상직)이 임명권을 가진 최고 상급자(대통령)에게 '잘 부탁한다'는 의미로 준 뇌물"로 볼 수 있지 않냐는 논리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아들 병채씨가 화천대유 퇴직금·성과급 명목으로 50억원(세전)을 받은 거로 곽 전 의원이 기소된 것과 유사하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 2월 15일 전주 한 교회에서 문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정운천 후보를 꺾으라'고 말한 점도 수상히 보고 있다. 당시 이 전 의원은 "대통령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고, 발언 의도가 왜곡됐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선거 개입"이라고 반발했다. 결국 이 전 의원은 민주당 공천을 받아 전주을에서 당선됐으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직을 잃었다.

검찰은 이 전 의원 중진공 이사장 임명도 일종의 '채용 비리'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5년 전 청와대·정부 인사 라인(추천·검증 포함)에 있던 고위 공무원을 대상으로 누가 부당하게 임명을 지시·개입했는지 살펴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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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부정 채용 의혹을 받는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지난해 10월 14일 전주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출석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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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사건 구조와 비슷"



당시 청와대에선 임종석 비서실장(2017년 5월~2019년 1월), 조국 민정수석(2017년 5월~2019년 7월), 조현옥 인사수석(2017년 5월~2019년 5월) 등이 근무했다.

검찰은 이 전 의원 중진공 이사장 임명 과정이 전직 환경부·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부·통일부 장관과 청와대 수석 등이 연루된 '블랙리스트 사건'과 구조가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이 사건은 문재인 정부 때 대선캠프 관계자들을 앉히기 위해 이전 정권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에게 사직을 강요했다는 게 핵심이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각각 징역 2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유영민 전 과기부 장관, 조명규 전 통일부 장관 등은 같은 혐의로 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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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김 전 장관은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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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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