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전법" 의욕…장례는 조계종 종단장 유력
자승스님 |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이 우리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네요. 매우 놀랐습니다." (주경스님)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인 주경스님은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승스님이 전날 화재 현장에서 입적했다는 소식을 뉴스로 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경스님은 "자승스님은 전직 총무원장으로서 불교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서 고민하셨던 분이고 종단의 흐름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인구 감소 등으로 직면한 문제를 풀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었다"며 갑작스러운 비보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당황스러워했다.
8년간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내며 종단을 이끌었던 자승스님이 갑작스럽게 입적하면서 조계종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특히 자승스님이 최근까지도 강한 포교 의지를 표명한 터라 충격은 더욱 큰 듯했다.
자승스님은 입적하기 이틀 전인 27일 불교계 언론사와 만난 자리에서 "나는 대학생 전법에 10년간 모든 열정을 쏟아부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에는 조계종 총무원 주요 보직자와 중앙종회 의원 등을 모아놓고 종단 운영에 관한 의사를 피력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승스님이 결성한 불교단체 상월결사가 올해 2∼3월 인도 등을 순례할 때 순례단 총도감을 맡은 호산스님(현 봉선사 주지)은 이날 충격 때문에 "전화를 받기 어려울 정도로 좋지 않다. 경황이 없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자승 전 총무원장, 칠장사 요사채 화재로 입적 |
이날 오전 조계종 주요 보직자들은 장례 형식과 기간, 장소 등을 결정하기 위해 회의를 거듭했다.
자승스님이 총무원장 연임했고 종단에 강한 영향력 미쳐왔다는 점 때문에 조계종 안팎에서는 장례가 종단장으로 치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종단장은 통산 총본산인 조계사에서 치러진다. 다만 자승스님이 봉은사 회주(큰스님)로 활동했고 소속 본사는 용주사라서 조계종은 이런 점까지 고려해 최종적으로 장례 장소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자승스님의 법구는 전날 오후 6시 50분께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소재 사찰인 칠장사 내 요사채(승려들이 거처하는 장소) 화재 현장에서 발견됐다.
화재 현장 인근에서는 "검시할 필요 없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이다. CCTV에 다 녹화돼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한다"는 내용의 메모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자승 스님이 화재 당시 피신하지 못했거나 스스로 입적을 선택했을 가능성 등을 두루 고려해 사건 경위를 수사 중이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자승 스님이 스스로 입적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 대해 "최근에 뵀을 때 그런 낌새가 없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이날 화재 원인 규명 등을 위해 합동 감식을 실시하며 폐쇄회로TV(CCTV) 등을 분석한다. 또 신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을 보내 DNA 대조 등을 의뢰할 예정이다.
sewonle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