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내년 상생안 두고 '본사vs점주' 이견
점주 "상생 신장 제도 폐지, 전기요금 지원"
본사 "점포 매출 향상에 초점 맞춰"
29일 CU 가맹점주협의회는 서울 강남구에 있는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상생 신장 제도의 부당성 공표와 진정한 상생안 도입 촉구’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 발표 및 삭발식을 진행했다. 상생 신장 제도는 지난해 BGF리테일이 도입한 제도로, 신상품을 발주한 점주에게 발주량에 비례해 월 15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금을 주는 제도다. 폐기량이 많은 점포를 대상으로 월 50만원 한도 내에서 폐기 지원금도 지급한다.
최종열 CU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상생 신장 제도는 말로만 ‘상생’일 뿐, 이로 인해 점주들은 신상품 발주 압박과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며 "상생 신장 제도를 폐지하고 진정한 상생을 위한 제도를 고민해달라"고 말했다.
29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종열 CU 가맹점주협의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서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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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업계의 본사·점주 간 상생안은 최저임금 인상 논란이 뜨겁던 2018년, 국내 주요 편의점(CU, GS25, 세븐일레븐)을 중심으로 도입됐다. 인건비와 원자재 비용 부담으로 경영 상황이 악화한 점주를 본사 차원에서 돕고 상생하자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업계가 전기요금 등 고정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에서 점주가 보다 능동적으로 경영 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인센티브 방식’으로 제도를 전환하면서 업계 내 불협화음이 일기 시작했다. 일례로 CU는 2018년부터 24시간 운영 점포를 대상으로 전기요금을 지원했지만, 지난해부터 각 점포에 신상품 발주량을 늘리도록 유도하는 상생 신장 제도로 기조를 바꿨다. GS25와 세븐일레븐 등도 이러한 트렌드에 편승하는 추세다.
CU와 점주협의회가 지원 방식을 두고 평행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사측은 무조건적인 지원이 아닌, 각 점포의 경쟁력을 향상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점주는 원자재 등 각종 비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사측의 고정적인 비용 지원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CU는 내년 상생안이 확정될 때까지 점주들과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며 이견을 좁혀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최근엔 내부 전담 조직을 통해 전체 신상품 가운데 상생 신장 상품의 비율을 현재 80%에서 70% 수준으로 낮추는 내용의 개선안을 마련했다. 내년부터는 본사가 지정한 신상품 100개 가운데 80개가 아닌 70개만 발주해도 점주가 지원금 15만원을 받게 된다. 본사의 지원 철학에 맞게 점포의 매출 증가에 초점을 맞추되, 점주 의견을 수렴해 비용 지원의 장벽을 소폭 낮춘 셈이다. 만약 발주량이 전체의 70%에 미달하면 구간별 금액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그러나 가맹점주협의회는 본사의 이같은 개선안에 큰 실효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매달 본사가 규정한 상생 신장 상품의 개수가 달라지므로, 비율을 낮춘다고 해도 점주가 발주해야 하는 상품 개수는 오히려 증가할 수 있어서다. 예컨대 본사가 지정한 상생 신장 상품이 총 200개일 때 전체의 80%는 160개이지만, 300개라면 전체의 70%는 210개가 된다. 비율은 낮아졌지만, 점주 부담은 오히려 증가한 셈이다.
가맹점주협의회는 상생 신장 제도 폐지, 전기요금 지원과 함께 저회전 상품 철수(반품) 비용 확대도 주장하고 있다. 현재 ‘6만원 + 발주금액 0.3%’에서 ‘11만원 + 발주금액 0.5%’로 상향하는 내용이다. 최 회장은 "내수 부진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전기요금 등 고정비용이 인상되며 편의점 수익이 최악의 상황에 이르고 있다"며 "점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U 관계자는 "지난 2년간 단순 비용 지원이 아닌 매출 증가에 초점을 맞춘 결과, 관련 상품 매출이 증가하는 등 효과가 뚜렷했다"며 "내년도 상생안이 확정되면 가맹계약과는 별도로 개별 가맹점에 충분한 안내 및 동의를 얻어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9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편종만 한국편의점주협의회 대전·세종·충남 지회장이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서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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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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