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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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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사랑이 설마 인간에게만 국한됐을 리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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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숙희 신부 인터뷰

동아일보

민숙희 신부(왼쪽)가 지난해 10월 서울 구로구 성공회대에서 열린 반려동물 축복식에서 참석자의 반려견에게 축복을 해주고 있다. 민숙희 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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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천만 시대. 반려동물이 우리 일상에 깊게 자리하면서 ‘반려동물 축복식’을 여는 교회와 성당이 조금씩 늘고 있다. 우리에게는 아직 낯선 풍경이지만 외국에서는 이미 상당히 일반화된 문화. 28일 경기 광명시 대한성공회 광명교회에서 만난 민숙희 사제는 “종교적·문화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축복식에 참가하는 사람도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1년부터 반려동물 축복식을 열고 있다.

―10여 년 전이면 반려동물 축복식이란 말도 거의 없지 않았습니까.

“당시 구제역으로 수백만 마리의 가축이 무참하게 살처분됐어요. 동영상으로 봤는데 그 울음소리가 잊히질 않더라고요. 그래서 구제역으로 죽은 동물을 위한 예배를 열었는데 함께 하신 분들이 너무 좋다고, 자기 반려견도 데려와 함께 예배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었고, 또 외국에서는 이미 많이 보편화된 문화라는 걸 알게 되면서 시작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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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숙희 신부는 “반려동물 축복식이 우리에게는 아직 낯설지만 외국에서는 이미 많이 일반화된 문화”라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축복식에 참가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민숙희 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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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연 축복식에는 기독교, 원불교도 함께 했더군요.

“성공회만 할 게 아니라 더 많이 참여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범위를 넓혔어요. 행사 전에 함께 산책도 하고, 자기 반려동물 소개도 하고, 예배드리고, 반려동물 간식도 주지요. 반려동물도 다양해요. 거북이를 데려온 분도 있고, 이미 하늘나라로 간 반려견의 사진이나 그림을 가져오신 분도 있어요. 교회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동물의 수호성인인 성 프란치스코 축일(10월 4일)이 있는 10월에 많이 해요. 저는 부임하는 교회 상황에 맞춰서 하는데 지금은 5~6월과 10월 이렇게 두 번 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축복을 요청하는 분이 많습니까.

“제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예배문’이란 소책자를 만들었는데…축복식 본기도용뿐만 아니라 태어났을 때, 입양 왔을 때, 아플 때, 임종 전후, 심지어 중성화 수술을 앞두고 하는 기도문까지 만들어놨어요. 기도문을 달라고 요청하시는 분이 많거든요.”

―일각에서는 동물에 대한 축복식은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합니다만.

“동물에게는 영혼이 없기 때문에 축복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건데… 저는 정말 이해할 수 없어요. 축복권을 가진 성직자는 그 어떤 생명도 배제하지 않고 모든 생명을 다 축복해야 한다고 믿으니까요. 하나님의 사랑이 인간에게만 국한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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