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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최재형 "'종로 출마 양해'? 하태경 그런 워딩 불편…종로구민들 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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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라고 오해한 지역구민들 항의하기도"

"현역의원 있는 곳에 나가는 게 험지출마인가"

해운대 3선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종로 출마 의사를 발표하면서 종로 현역인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 "양해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최 의원이 "그런 워딩(발언)은 좀 불편하다"며 껄끄러운 심기를 내비쳤다.

최 의원은 29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양해라는 표현이 애매하다. 그게 '너그러이 받아들인다' 뭐 이런 뜻인데 그걸 본인이 그런 식으로 받아들여서 워딩하는 거는 조금 불편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시아경제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2 서울의 미래포럼'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하 의원은 전날 같은 라디오에 출연, "식사하면서 말씀을 드렸는데 최 의원이 인품이 좋아서 하 의원이 나오는 걸 어떻게 막겠나, 양해하겠다고 했다"며 최 의원과의 상의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 의원은 식사 자리에서 '상의'를 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입장이다. 그는 "제가 밥이나 한번 먹자 그래서 식사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제가 '당신도 수도권 험지 출마한다는데 어디 염두에 두고서 이제는 생각하는 곳이 있느냐' 물었다. 그랬더니 종로라는 거다"라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했다.

하 의원이 '고민 후 상의'하는 자리가 아닌, '결정 후 통보'하는 자리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그는 "그래서 하 의원이 아마 제가 거기서 화내거나 말리거나 이러지 않으니까 '너무 굉장히 신사적이시네요', 뭐 이런 뉘앙스로 말씀을 하시더라"며 "당신이 나랑 종로 출마 여부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상의하겠다 그러면 해드릴 말씀이 많은데, 평생 정치하신 분이 다 여러 가지 고려해가지고서 결정하고서 저한테 얘기하는데 뭐 드릴 말씀이 있겠냐 이런 취지로 얘기했다"고 했다.

최 의원은 '하 의원이 왜 종로에 출마하는지 설명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아니"라며 "그 자리에서 제가 항의하거나 또는 말리거나 이런 발언을 안 한 것을 양해했다고 표현을 하시니까 그게 어떤 분들은 양보라고 오해를 해가지고 지역구에서는 저한테 막 항의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억울함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하 의원의 종로 출마에 대해서 종로 구민들이 굉장히 많이 화가 나 있다"며 "전혀 종로에 연고도 없는 상황에서 현역 의원이 있는데 그나마 어렵사리 당 조직을 추슬러가면서 노력하고 있는데 본인(하 의원)이 나온다는 것에 대해서는 납득하기 어렵다, 이런 반응들이 많다"고 했다.

그는 '쿨하게 받아들인 건데 그걸 양해로 묘사하면 안 된다는 뜻인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거기서 화내고 그럴 상황은 아니지 않나"며 "제가 종로를 지켜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저는 저 이상 종로를 지킬 수 있을 만한 분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서 종로가 험지라는 데 당내 이견이 없으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 출마설이 나올 때만 해도 험지로 인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 의원은 "종로는 그렇게 쉬운 곳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10년 이상 구청장 의원 다 민주당에서 해왔다"며 하 의원의 말에 일부 동의했다.

하지만 하 의원의 종로 출마는 '험지 출마'와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 의원은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건 험지 출마라는 게 경쟁력 있는 중진이 자기 지역구를 떠나서 기득권을 버리고 희생하는 정신으로 당선이 쉽지 않은 곳 그리고 아무도 나가기를 꺼려하는 곳, 거기에 희생하는 정신으로 나가는 것이 험지 출마의 본 뜻"이라며 "현역의원이 있는데 그리고 다들 나가고 싶어 하는 곳에 나가는 것을 과연 험지 출마라고 표현할 수 있을지 저는 좀 의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이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릴 가능성도 언급했다. 최 의원은 "제가 그냥 받은 느낌은 당에서 교통정리해주는 곳으로 갈 수도 있다. 하 의원이,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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