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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2 (월)

부메랑이 된 '신이 내린 선물'...플라스틱 규제 칼빼든 국제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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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둘러보면 80%가 플라스틱
플라스틱 폐기물 7년새 200%↑
매립ㆍ소각 과정서 유해물질 뿜어
유엔환경총회 플라스틱규제 조약
서울시, 3년 내 폐플라스틱 10%↓
재활용 분리거점은 2000개 추가


이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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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에 1t(톤)’.

눈 깜빡하는 찰나의 순간마다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전 세계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이 추세대로면 바다 속 물고기와 플라스틱 폐기물의 비율이 같아지는 시기가 머지않았다고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경고한다.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플라스틱은 매립·소각 과정에서 인체와 환경에 해로운 오염물질을 뿜어낸다. 플라스틱이 생태계 파괴·기후위기 주범으로 꼽히는 이유다. 국제사회는 자발적 생산·소비 억제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임계점을 넘었다고 판단, 규제의 칼을 빼들기 시작했다.

인류 역사에서 플라스틱만큼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자원도 없어 보인다. 1907년 미국 화학자 리오 베이클랜드가 최초 합성수지인 베이클라이트를 발명한 후 플라스틱은 현대 문명을 지탱하는 핵심 소재로 자리매김했다. 가볍고 강하며 잘 썩지 않는 등 뛰어난 물성에 가격까지 저렴해 ‘신이 내린 선물’이란 찬사를 받았다. 포장재, 생활용품, 건축용 재료, 첨단제품, 의료기구 등 주변 물건의 70~80%가 플라스틱이다. 지구상에 등장한 지 한 세기만에 인간의 일상을 점령한 것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플라스틱이 가진 장점은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플라스틱은 원재료인 화석연료 추출부터 생산, 사용, 처리까지 생애주기 모든 단계에서 독성화학물질과 온실가스를 방출한다. 상상하는 모든 형태의 물건을 만들어 내기 위해 첨가제를 투입할수록 독성은 강해졌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플라스틱 생산부터 폐기까지 연간 8억6000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에서 오염이 가장 심한 189개의 석탄 화력 발전소가 배출하는 양과 같다.

가볍고 잘 썩지 않는 성질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바람에 날리게 만들어 생태계도 훼손한다. 1997년 미국 해양환경운동가 찰스 무어 선장이 발견한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는 한반도 면적의 7배 규모로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플라스틱을 두고 ‘인류 역사상 최악의 발명품’이란 혹평이 나오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건강·환경에 치명적인 플라스틱의 생산·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플라스틱 연간 생산량은 1950년 200만t에서 2020년 4억t으로 200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최근 약 20년 새 급증했는데 일회용품·포장재 사용이 불쏘시개가 됐다. 유럽 통계에 따르면 플라스틱 전체 생산량의 약 40.5%가 용기와 포장재로 사용된다. 분해에만 수백 년이 걸리는 플라스틱의 평균 사용시간이 20분이 채 되지 않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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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포장용 일회용 컵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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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국제사회는 적극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약 28개 정책이 국제적 차원에서 채택됐다. 그러나 구속력이 없어 ‘종이호랑이’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지난해 전 세계 175개국 협상 대표는 제5차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급증하는 플라스틱 오염을 규제하자는 내용의 합의안을 만들어 냈다. 법적 구속력이 있는 조약을 만들기로 한 것으로, 2015년 파리기후협약 이후 최대 친환경 합의로 평가됐다. 에스펜 바스 에이데 UNEA 의장은 “플라스틱 오염은 전염병으로 진화했다”며 “공식적 치료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각국도 강도 높은 규제 카드를 꺼냈다. EU는 2019년 1회용품 10종 전면 금지에 들어갔다. 프랑스는 일부 품목의 플라스틱 포장을 금지하고, 미국 뉴욕시는 1회용 플라스틱 봉투 사용 전면 금지에 나섰다. 영국은 재생원료 30% 이하인 플라스틱 포장재 제조·수입 시 톤당 200파운드 벌금을 부과하고, 네덜란드는 플라스틱병 보증금제 시행에 들어갔다.

한국도 선도적 대응에 나섰지만 갈 길이 멀다. 서울시는 ‘1회용 플라스틱 감축 종합계획’을 수립, 2026년까지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10% 낮추고 재활용률을 10% 높인다는 목표다. 1회용 컵, 음식 배달용기, 상품 포장재를 3대 중점 감축 품목으로 선정,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지역에서 1회용 컵은 연간 6억 개, 음식 배달용기는 6.5억 개가 사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도적 노력으로 1회용 컵 312만 개 감축, 포장배달 다회용기 116만 건 이용, 1회용 포장재 없는 매장 226개 조성 등 성과를 거뒀지만, 급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서울시의 폐플라스틱량은 2014~2021년 7년 새 200% 증가했다. 폐기물의 31%를 매립·소각 중인데 2026년 쓰레기 직매립 금지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

재활용 활성화도 절실하다. 상대적으로 분리배출이 용이한 공동주택과 달리 단독주택 내 분리배출 거점은 208세대 당 1개소로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재활용 분리거점을 2000개 추가 설치하고 분리배출 취약 지역에 24시간 무인 운영 가능한 회수기를 보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인근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플라스틱 문제는 더 이상 늦춰선 안 될 도시와 인류 생존을 위한 당면 과제”라며 “폐기물 재활용으로 서울이 세계적인 ‘순환경제 모범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동참을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이투데이/김서영 기자 (0jung2@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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