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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7 (화)

욕설 논란에 카르텔 폭로까지…스텝 꼬인 김범수 쇄신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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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투수' 김정호 이사장, 욕설 논란에 내부 폭로

"카카오 끝없는 문제, 볼수록 화나"

김범수 나섰지만…내홍에 방향 잃은 카카오

카카오의 경영 쇄신을 위해 구원투수로 나선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이 경영 실태를 폭로했다. 최근 불거진 욕설 논란을 해명하려는 의도였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 문제를 해결하던 중 겪은 일이 날 것 그대로 드러났다. 내부 저항에 부딪히고 있다며 그간의 사정을 낱낱이 밝혔다. 각종 논란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와중에 내홍까지 터지면서 쇄신을 위한 스텝이 꼬였다는 평가다.

김 이사장은 28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욕설 논란이 일어난 배경과 카카오 감사 상황에 대해 밝혔다. 김 이사장은 지난 9월부터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경영지원 총괄로 카카오 공동체의 인사와 감사를 맡았다. 최근에 출범한 외부 감시기구 '준법과 신뢰위원회'의 위원이기도 하다. 위원회에선 유일한 카카오 내부 인사다.
아시아경제

김 이사장은 "4달 전 김범수 창업자의 부탁으로 감사를 맡았고 기존 기득권(특히 각종 카르텔)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힐 것을 예상했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경영진 또는 측근에 편중된 보상, 불투명한 업무 프로세스, 경쟁 없는 특정 부서의 독주, 골프장 회원권과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비리 제보, 장비 헐값 매각 문제, 제주도 본사 부지의 불투명한 활용 등이 문제였다고 나열했다.

그가 추진하는 쇄신 작업에 대한 내부 저항도 드러냈다. 김 이사장은 "관리부서 실장급의 연봉이 개발부서장의 2.5배가 되는 경우도 있었고 20억원이 넘는 골프장 회원권을 갖고 있었다"며 "공동체 골프회원 현황을 보고하라는데 계속 미적대고 결국 한 달 가까이 돼서야 보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욕설 논란이 터진 제주도 본사 부지 문제를 언급했다. 김 이사장에 따르면 카카오는 제주도 본사 부지 일부를 방치해 부지 회수 공문까지 받았다. 이를 워케이션 센터로 개발할 예정이었는데 내부 이용 의사가 적어 지역상생형 디지털 콘텐츠 제작센터로 계획을 변경했다. 김 이사장은 "내부 건축팀(카카오스페이스 직원)을 프로젝트에 투입하자고 제안했는데 한 임원이 (결재나 합의 없이)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주장했다"며 "700억~800억원이나 되는 공사를 담당 임원이 저렇게 주장하는데 가만히 있는 다른 임원들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이런 개X 신 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라고 욕설을 내뱉었다고 김 이사장은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라며 당시 임원들에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르는 책임은 온전히 지겠다"면서도 "이걸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정하면 부정 행위자에게 시정명령을 내릴 수도 없고 인사조치를 할 수도 없다"고 억울한 심정을 드러냈다.

욕설 사태는 카카오 내부와 직장인 커뮤니티에 퍼지며 논란이 됐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의 최측근이자 조직 쇄신을 위해 영입한 인물이 오히려 내분을 일으켰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위원장의 신임을 등에 업고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그간 문제로 지적받은 '회전문 인사'와 다르지 않다는 불만도 제기됐다.

김 이사장이 관련 논란을 해명했지만 논란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지 한 달 남짓 된 상황에서 사내 갈등과 감사가 진행 중인 내부 문제까지 들춰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현재 데이터센터(IDC)와 서울아레나 공사 업체 선정 과정에서 비리 제보를 접수해 내부 감사 중이다.

향후 김 이사장의 거취도 관심사다. 김 이사장은 "이제 판단은 이 글을 보시는 분의 몫"이라며 게시글을 마무리했다. 사실상 경영지원 총괄 등 자리를 내놓을 각오로 폭로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이사장이 자리를 지키더라도 이미 내홍이 터져 나온 만큼 변화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 강도 높은 경영 쇄신을 요구하고 있지만 또 다른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관해 언급하기 어렵다"라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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