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목표 수렴 시기 지연
내수 부진 장기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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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세웠던 '10월 물가 안정론'이 빗나가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자재 가격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으면서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가 기존 한은의 전망치를 상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은 하반기 반도체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 경기 회복 등이 예상보다 더디면서 전망치를 소폭 하회할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내년 성장률 역시 IT 중심의 수출 회복으로 한은의 전망치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보이지만, 고물가·고금리로 국내 가계의 소비여력이 감소하면서 하향 조정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이란 진단이다.
아시아경제가 27일 국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은행·경제연구소 연구원 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전망치가 기존 8월 한은 전망치를 넘어설 것이라 판단한 응답자가 각각 15명, 9명으로 집계됐다. 한은은 오는 30일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하는데, 지난 8월 한은이 내놓은 올해와 내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각각 3.5%와 2.4%였다.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1.4%, 2.2%였다.
구체적으로 21명 가운데 9명의 전문가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6%로 한은 전망치보다 0.1%포인트 상향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3.7%(5명), 3.8%(1명) 응답이 뒤를 이었다. 한은 전망치와 동일한 3.5%라 응답한 전문가는 5명이었다. 윤석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국제유가 변동성 확대와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최근 2~3개월간 예상보다 확대된 물가 상승폭을 반영했다"면서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있지만, 국내 공공요금 인상과 농산물 가격 상승 등에 따라 물가 둔화 속도가 제한되면서 올해 물가 상승률이 3.6%로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한은 전망치인 2.4%로 전망한 전문가가 8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9명의 응답자가 한은 전망치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실장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인한 유가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고, 공공요금에서의 누적된 인상 요인이 있는 만큼 당초 전망보다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내년 성장률 2.2%…하향 조정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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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한은 전망치에 부합(1.4%)할 것이라는 전망과 0.1%포인트 낮은 1.3%로 하향조정될 것이란 응답이 각각 9명으로 팽팽히 맞섰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년 동월 대비 수출 증가율이 10월 플러스로 전환되는 등 순수출 위주의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1.4% 전망치 달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수출 경기가 회복하더라도 국내 내수 위축이 심화하면서 올해 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낮은 1.3%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출이 반등했으나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한은 전망치보다 소폭 하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설문에서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 2.2%를 유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10명으로 가장 많았고, 8명이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가 부진할 수 있겠으나 반도체 등 주력 수출 품목들의 업황이 개선 중"이라며 "주요 교역국가인 미국은 내년에도 양호한 경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중국은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저점은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반면 강민주 ING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IT 중심의 수출 회복이 전반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가계의 소비 여력 감소와 건설 투자 부진이 깊어지면서 내년 상반기 중 성장률이 둔화해 연간 1.8%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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