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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2 (토)

거꾸로 가는 수소 시계…주요 기업 수소 투자 축소에 구조조정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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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의 수소 충전 시설 부족, 발전용 전지 사업 백지화 등 수소 산업에 대한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수소 산업이 위축되고 있다. 최근 수소 생산설비 고장에 전국 수소충전소가 수소 대란을 겪고 있는 것도 정부의 늑장 투자가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정부가 선정한 수소 전문 기업은 총 66개사로 전년에 비해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1년 30개사에서 2022년 56개사로 87%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소 전문 기업을 6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이대로라면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2021년 도입한 수소 전문 기업 제도는 매출의 40~50%를 수소 사업으로 달성하는 기업을 뽑아 금리·대출한도 우대 등을 지원한다. 수소 사업의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의 참여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 같은 제도가 도입됐다.

그러나 수소차 보급이 더딘 데다가 수소충전 인프라 부족, 수소 연료 발전 사업 백지화 등 수소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소 사업에 나서는 업체들이 크게 늘고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수소 전문 기업 제도를 운영하기 이전에 수소 생산, 운송, 설비 등 생태계 전반에 대한 투자가 먼저라고 지적한다.

수소경제 종합정보포털 사이트에 따르면 국내 수소차량은 2018년 893대에서 올해 10월까지 3만3796대로 약 38배 늘었다. 같은 기간 전국의 수소충전소는 13곳에서 255곳으로 약 20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최근에 불거진 수소 대란은 국내 수소 생태계의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다. 이달 초 국내 수소 생산 업체 중 한 곳인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의 수소 공급라인 설비 3개 중 2개에 문제가 생겨 이를 수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일부 압축기에 문제가 생겼는데, 수입품을 사용하고 있어 당장 수리가 어렵다. 이런 사태에 대비해 예비 수소 분량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기업들도 투자에 주춤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IR을 통해 수소 사업 관련 목표를 기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조정했다. 롯데케미칼 측은 3분기 실적발표 직후 콘퍼런스콜을 통해 "수소 사업 신규 수요는 대부분 청정수소에서 나오는데 이 부분은 정부 정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 정책을 반영한 수소 사업 설비투자는 2030년까지 누적 3조원, 매출 목표는 3조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5월 "2030년까지 수소 사업에 6조원을 투자해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던 것에서 대폭 축소된 내용이다. 실제 수소 생산 목표도 연 120만톤(t)에서 60만t으로 줄었다.

두산의 핵심 수소 자회사 하이엑시엄은 실적 부진에 연구개발(R&D) 인력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상반기 하이엑시엄의 매출액은 170억원으로 전년보다 84% 줄었고, 순손실은 같은 기간 29%가량 늘었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정권 들어서 수소 관련 정책이 많이 줄었다"며 "수소 소부장, 운송, 생산 분야 등 각 밸류체인에서 정부 지원책이 강화돼 어느 정도 시장 규모를 갖춰야 신규 진입하는 업체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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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강원 춘천시 동내면 수소충전소가 수소 공급 부족으로 어려움을 빚자 충전 차량이 길게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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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김혜란 기자 khr@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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