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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보수 텃밭' TK 공략나선 이준석…한동훈 얻은 與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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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대구서 신당 창당 재차 시사…"대구 바뀌어야"

지지자 동원 세 결집 나섰지만…여론 반전까진 '산 넘어 산'

與, 이준석 신당 영향력 평가절하…"한동훈 나서니 관심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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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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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김주훈 기자] 신당 창당을 시사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에서 본격적인 세 결집에 나선 모양새다. 더욱이 대구 현역 의원 '물갈이론'을 부각하며 자신의 출마 가능성까지 내비치는 등 여당을 흔들고 있지만, 당내는 아직도 '신당' 영향력에 냉소적인 반응이다.

이 전 대표는 26일 대구엑스코(EXCO) 오디토리움에서 지지자들을 상대로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을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 전 대표 측근인 '천하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중 개인 일정으로 불참한 김용태 전 최고위원을 제외한 3명이 참석해 지원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대구의 정치가 바뀌어야지 수도권 정치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보수 텃밭 흔들기에 주력했다. 특히 "정권교체를 이뤘는데 대구 현실은 나아지지 못했다는 문제가 있다"며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반이 지났는데, 오히려 삶이 고달파졌다면 문제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보수의 본산이라는 이유로 금기시되었던 생각을 꺼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며 "대구의 변화가 대한민국 정치의 변화에 소중하기 때문에, 저는 이 길이 외롭고 어려울 것으로 생각해 (그래도) 가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토크콘서트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선 대구에 도전장을 낼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재차 드러냈다. 그는 "신당 창당 가능성과 다른 경우가 있다면 제가 국민의힘 후보로 대구에 나올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신당으로 가면 출마할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즉, 여당에 대한 대구 민심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따라 자신의 선택도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대구에 출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면 상징성을 지닌 후보와 맞붙겠다고 예고했다. 이는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이 전 대표가 대구에서 가장 약한 후보 상대로 출마할 것'이라는 주장에 반박한 것이다. 그는 "대구에 물갈이가 대규모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누가 약한지 판단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대구 12개 지역구 어디나 저는 출마 결심이 서면 명분 있는 곳을 찾아 출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약한 후보의 정의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후보를 찾아다니는 것은 비개혁적"이라며 "반개혁적인 인물을 찾아갈 수 있는 것이고, 정치 논리에 따라 가장 센 분과 붙을 수도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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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콘서트에서 천아용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기인 국민의힘 경기도의원, 이준석 전 대표,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당협위원장.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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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가 "이 길이 외롭고 어려울 것"이라고 밝힐 정도로 '이준석 신당'에 대한 여론은 아직 냉소적인 것이 현실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성인 1001명을 상대로 이준석 신당에 대한 평가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13.4%)한 결과, '좋게 본다'는 38%, '좋지 않게 본다'는 48%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대구·경북'(TK)은 신당에 대한 긍정 평가가 33%로 전 권역 중 가장 낮았고 부정 평가는 54%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PK) 역시 긍정 37%, 부정 47%로 나타나는 등 영남권 여론은 아직 차가운 상황이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내 평가도 냉소적이다. 내년 총선을 위해 이 전 대표 등 비윤(비윤석열)계를 끌어안아야 한다는 목소리는 계속 나오지만, 신당 창당은 물론 당 텃밭인 대구 공략은 별개 문제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대표는 대구와 전혀 연고가 없고 유승민 전 의원은 아직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 있다"며 여러 환경적 요인 때문에 이 전 대표가 대구 민심을 얻을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만약 대구에 출마한다면 용산 (대통령실)에서 낙하산으로 내려 보낸 지역이나 조직력이 약한 지역을 노릴 수 있다"며 "다만, 대구 지역에서 당선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더욱이 이 전 대표가 탈당하고 본격적으로 신당을 창당할 경우, 유 전 의원과 마찬가지로 '배신자' 낙인에 갇혀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도 높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대구 민심이 당을 떠난 사람에게 쉽게 마음을 주는 곳이 아닌 만큼, 본인 기대보다 훨씬 못 미치는 득표를 할 수도 있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 전 대표의 또 다른 난관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출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초 이준석 신당이 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컸지만, 스타 장관들의 출마 가능성에 당이 들썩이면서 괜한 우려에 불과했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는 것이다. 한 당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몸값을 높이기 위해 당을 흔들고 있는데, 자신 있다면 신당 창당을 통해 결과를 보여주면 된다"며 "그런데 한 장관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나서니 신당 창당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김주훈 기자(jhki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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