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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부산서 만난 한·일 외교장관, 위안부 판결엔 입장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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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부산엑스포 지지 방침 밝힌 것으로 알려져

더팩트

한국과 일본 외교장관이 26일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회담을 통해 위안부 판결에 대한 양국 입장을 논의했다. 박진(오른쪽) 외교부 장관이 26일 부산 해운대구 시그니엘 부산에서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과 회담을 갖기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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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장혜승 기자] 한국과 일본 외교장관이 26일 한·중·일 외교장관 회의에 앞서 회담을 통해 위안부 판결에 대한 양국 입장을 논의했다.

하지만 양국 장관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 항소심 승소 판결에 대해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다만 양측은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확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 한일 외교장관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위안부 판결과 관련해 "가미카와 외무상이 일본 측 입장에 근거한 언급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언급 내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가미카와 외무상은 우리 법원의 위안부 판결 소식 직후 "국제법과 양국 간 합의에 반하는 것으로 극히 유감이며 한국 측이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도록 요구하고 싶다"고 말한 바 있어 연장 선상에서 우리 정부 측에 강력히 항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주권 국가가 다른 나라 법정에 서지 않는다는 국제관습법상의 '국가면제' 원칙을 내세워 위안부 피해자 소송에 불응해 왔다. 또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등으로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에 있는 만큼 일본 정부가 피해 보상 요구에 응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하지만 양국은 한일 관계 개선 흐름을 감안해 역사 문제를 둘러싼 확전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박 장관은 (회담에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가 양국 간 공식 합의로서 존중하고 있으며 동 합의문에 나와 있는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해 나가기 위해 양국이 건설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계속 모색해 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5년 당시 위안부 합의의 표현에 있어 상당한 논란이 붙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당시 합의를 인정한다는 입장을 취하는 것은 지난 정부에서도 계속돼 왔고 논박이 있긴 하지만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양국이 노력한다는 데 방점이 있는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양 국간 이 문제에 대해 계속 소통해 나가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회담에서는 지난 17일 스탠포드 대학에서 개최된 한일 정상 좌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의견을 나눈 한일 및 한미일 간 첨단기술 분야에서 협력해 나가기로 재차 합의했다. 최근 이스라엘 체류 양국 국민의 긴급 귀국 지원이 이뤄진 것과 같이 영사 당국 간 공고한 협력도 도모해나가기로 했다.

또 일본이 한국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과 가미카와 외무상의 양자회담은 이날 오전 9시2분께 시작돼 오전 10시24분에야 종료됐다. 당초 예정된 60분을 훌쩍 넘겨 82분간 진행된 것이다.

우리 측에서는 정병원 차관보와 이동렬 장관특별보좌관,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임수석 대변인, 이한상 주일대사관 공사참사관, 서민정 아태국장, 윤주경 아태1과장이 배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후나코시 다케히로 외무심의관, 나마즈 히로유키 아시아대양주국장,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 고바야시 마키 외무보도관, 미바에 다이스케 아시아대양주심의관, 고다이라 미쓰루 대신비서관, 요시히로 도모코 북동아1과장이 함께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지난 9월 취임 후 첫 방한이며, 한일 외교장관이 만나는 것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을 가진 후 11일 만이다.

박 장관은 일본과의 양자 회담 후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이후 한일중 외교장관은 오찬을 함께한 뒤 3국 회의에 참석한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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