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치안감·경무관 등 경찰 관련 입건자 11명
“인사비리 이어 수사무마 의혹으로 확대” 전망
“인사비리 이어 수사무마 의혹으로 확대” 전망
지난 23일 오전 전남 무안군 삼향읍 전남경찰청 인사계 사무실에서 검찰 수사관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사건 브로커’에 뇌물을 주고 승진을 청탁했거나 수사와 관련해 돈을 받은 혐의를 받는 광주와 전남지역 현직 경찰 간부 7명이 잇따라 직위 해제 됐다. 이 사건과 관련해 10여명의 전·현직 고위경찰관과 간부들이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전남경찰청은 26일 “검찰로부터 수사 개시 통보가 온 경찰관 5명을 지난 25일자로 직위 해제했다”고 밝혔다.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는 지난 24일 전남경찰청에 제삼자 뇌물교부 혐의를 포착해 이들을 수사하고 있다는 내용의 통보를 했다.
수사 대상에 오른 경찰관들은 중간 간부급인 경정 2명과 경감 3명 이다. 이들 중 4명은 전남지역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1명은 전남경찰청에 재직 중이다. 최근 경감으로 퇴직한 1명도 같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모두 2021년 ‘심사’를 통해 경정이나 경감으로 승진했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사 승진’은 ‘시험 승진’ 등과 달리 인사권자의 판단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찰관들이 이미 구속된 사건브로커 성모씨(62)에게 승진을 대가로 수천만원씩의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성씨는 경찰 고위직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승진이나 사건 청탁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먼저 구속된 전직 전남경찰청 경감 A씨를 통해 성씨에게 승진을 부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뇌물 승진’에는 전 고위급 경찰이 연루된 정황도 있다. 이들이 승진할 당시 전남경찰청장을 지낸 전직 치안감 B씨는 지난 14일 검찰에 입건됐지만 지난 15일 숨진 채 발견됐다.
광주경찰청도 소속 간부 2명을 직위 해제 했다. 광주경찰청은 지난 24일 검찰의 수사 개시 통보를 받고 광주북부경찰서 과장인 C경정을 직위 해제했다. C경정은 성씨로부터 사건과 관련해 청탁성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13일에는 광주경찰청 소속 D경감이 직위 해제됐다. 검찰은 경찰에 인사 청탁 혐의로 D경감을 수사하고 있다고 통보했다.
성씨로부터 사건 무마 등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 전직 경찰 경무관 E씨도 지난 9일 구속됐다. E씨는 2021년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수사하던 가상화폐 사기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해 주겠다며 금품을 받은 혐의다.
검찰 수사가 이어지면서 입건된 전·현직 경찰관은 현재까지 치안감 1명, 경무관 1명, 경정 3명, 경감 6명 등 11명에 달한다. 검찰은 또 광주지검 소속 검찰 수사관 1명을 구속하고 1명은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지역 한 간부 경찰관은 “검찰 수사가 인사 비리에 이어 수사 무마 의혹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파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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