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감사 결과 내주 최고위에 보고
영남 의원들 “깜깜이 평가” 반발
총선기획단 “현역 20%이상 컷오프
낙하산 불가능한 공천 기준 의결”
YS 8주기 추모식… 與 “민주화 참칭 세력 득세” 野 “혐오 갈등 만연”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추도사에서 “민주화 참칭 세력이 득세한 오늘날 진정한 민주화의 지도자인 김영삼 대통령이 더욱 그리워진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하루하루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치열한 고민보다 서로를 향한 혐오와 갈등만이 우리 정치에 만연하다”고 말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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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이 내년 총선에서 영남 물갈이를 하려고 작업을 시작했다.”(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PK) 중진 의원)
“영남권 의원이 전투력이 약하다는 주관적 평가로 당무감사를 진행했다.”(국민의힘 대구·경북(TK) 의원)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내년 총선 공천평가로 직결될 당무감사 등급 평가를 21일 1차적으로 마무리하자 영남 의원들이 술렁이고 있다. 당무감사 결과 하위 등급에 TK와 PK 의원들이 상당수 몰렸다는 소식이 암암리에 알려지면서 ‘공천 물갈이’가 현실화했다는 분위기다.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앞서 영남 지역 의원들의 ‘희생’을 권고한 데다 총선기획단이 22일 “혁신위가 제안한 ‘현역의원 하위 20% 공천 원천 배제 원칙’을 넘어서는 엄격한 현역 국회의원 평가 방안을 의결했다”고 밝히면서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다음 주 당 최고위원회의에 보고될 이번 당무감사 결과가 영남권 인적 쇄신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영남 의원들 “하위 평가 컷오프 될라”
당무감사위가 24일경 최종 마무리할 당무감사 결과의 관건은 누가 하위평가를 받을 것인가다. 정치권에선 하위 20∼30%를 대상으로 현역 의원은 컷오프(공천 배제), 원외 인사는 당협위원장직을 박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혁신위도 3일 ‘현역 의원 등 선출직 평가 후 하위 20% 공천 원천 배제’라는 2호 혁신안을 발표했다. 총선기획단이 공천 기본 방향을 정하면 이르면 다음 달 발족할 공천관리위원회가 밀봉된 최종 당무감사 결과 등을 종합해 공천 기준을 정하고 탈락자들을 가린다.
하위 등급 윤곽이 나온 1차 결과에 당 주류 인사를 포함해 영남 초재선 의원들의 이름이 올라 있다는 전언이 나오자 영남 의원들은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하위로 지목됐다고 생각한 영남 의원 일부는 당 지도부에 평가 과정이 공정하지 않다고 항의했다”고 전했다. 한 영남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깜깜이 당무감사’”라며 “지도부 출신 모 의원은 참고 서류를 두 박스나 냈다고 하는데 참고 자료를 받아주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TK 의원은 “당무감사위원들이 자기들 견해를 갖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언론에 나가서 민주당 의원들하고 치열하게 논쟁해서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있냐’며 전투력을 문제 삼으니 영남권 물갈이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 초선 의원은 “영남이 보수 텃밭이라 해도 당 지지도가 높은 만큼 현역 입장에서는 경쟁자들도 많고 자신의 입지를 위협하는 마타도어에 상시 노출돼 있다”고 하소연했다.
여권 일각에선 이준석 전 대표 측이 하위 평가자들을 대상으로 신당 참여에 손을 내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이 공천 배제한 영남 현역 의원들을 다음 총선에서 신당 주자들로 내세워 국민의힘의 텃밭 영향력을 축소시키려 한다는 해석이다.
● “혁신위 제안 넘어서는 컷오프 방안 의결”
국민의힘 총선기획단은 이날 오후 3차 회의를 열고 ‘현역의원 20% 공천 원천 배제 원칙’을 넘어서는 평가 방안을 의결했다. 구체적인 기준에 대해서는 “파급력이 크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당내에선 예년 총선 때처럼 최소 현역 30% 교체 가능성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총선기획단은 “시스템 공천 심사 방안을 마련해 ‘낙하산 공천’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심사 평가 기준을 의결했다”며 “경쟁력을 평가하고 당무감사, 도덕성 평가 등 정량 평가를 최대화해서 특정 인사에 대한 끼워 맞추기식 공천심사가 불가능해졌다”고도 설명했다. 의원들의 반발이 큰 정성평가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면서 혁신위 안을 적극 수용한다는 제스처를 취한 의도로 풀이된다.
한 중진 다선 의원은 “10%든 20%든 중요한 건 (현역) 컷오프를 한다는 것”이라며 “그 빈자리에 대통령실에서 누가 내려오든지 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는 건 기정사실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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