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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시위와 파업

서울 지하철 파업 일단 피했지만…'인력 감축' 갈등 불씨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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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무기한 총파업 하루 앞두고 잠정합의안 마련

사측 제시 660명 채용…안전인력 충원 지속 논의

퇴사자로 인한 결원 인력은 채용 반영키로 공감대

노조, 내부 갈등과 부정적 여론에 한 발 물러선 듯

주요 쟁점인 인력 감축은 이견 여전해 미봉책 그쳐

뉴시스

[서울=뉴시스]서울교통공사 노사가 협상을 타결한 21일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에서 이양섭 서울교통공사통합노동조합 위원장(왼쪽부터), 백호 서울교통공사사장, 명순필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위원장이 노사합의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제공=서울교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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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총파업 예고 하루 전 협상을 타결했지만, 갈등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핵심 쟁점인 신규 채용 규모와 감축 문제를 두고 노사 간 이견이 여전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22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노사는 전날 오후 4시부터 최종 협상을 벌인 끝에 오후 9시25분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이로써 이날부터 예정된 2차 무기한 총파업은 철회됐다.

연합교섭단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서울교통공사노조와 한국노총 공공연맹 소속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로 구성됐다.

노사는 그간 인력 감축안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2026년까지 2212명을 감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노조는 무리한 인력 감축이 안전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서울시와 공사는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인원을 기존 예정된 388명에서 660명으로 늘리는 절충안을 내놓았다. 노조는 올해 정년퇴직인력 276명의 인력 공백을 반영한 안전인력 등 868명 채용을 촉구했다.

노사는 최종 협상에서 660명 신규 채용을 하되, 안전 인력 충원 문제에 대해선 계속 협의해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연합교섭단은 타결 직후 입장문을 통해 "올해 660명 신규채용 이후 노사 간 협의를 지속 진행할 것"이라며 "노사는 현업 안전 공백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에 의견이 접근해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잠정합의안에도 '안전 인력이 필요한 분야에 대한 인력 충원을 노사가 협의해 추진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결국 노조가 한 발 물러나 사측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9~10일 실시한 1차 경고파업 당시 노조 간 불협화음으로 투쟁 동력에 타격을 입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 파업으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와 부정적 여론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경고파업때 한국노총 소속인 통합노조가 경고파업에 불참하면서 민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만 참여했다. 제3노조인 올바른노조는 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이 없어 파업에 참여할 수 없지만 "명분 없는 파업"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무엇을 위한 파업인지 모르겠다"는 불만이 나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최종 합의안은 기존 사측 제시안과 크게 다르지 않거나 오히려 불리하다는 시각도 있어 노조 내부 잡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측이 지난 8일 교섭에서 제시한 안에는 노사 합의 하에 인력 재산정을 진행하고, 통상임금을 기본급화시키는 과정에서 부족한 재원인 약 170억원을 서울시가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최종 합의안에는 '일방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문구가 빠졌고, 서울시 지원액도 약 110억원으로 60억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통합노조 관계자는 "경고파업이 무색하게 알맹이가 없는 합의안이 나왔다. 지난 8일 초안보다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노조위원장이 '구조조정'이라는 문구 자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명목으로 중요한 문구를 빼버렸다. 게다가 서울시가 지원해주기로 한 금액 규모도 60억원이나 줄었다"고 했다.

합의안에는 명시하지 않았지만 중간 퇴사자로 인한 결원 인력을 내년 채용에 반영해 안전 공백에 최소화하자는 공감대는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교통공사노조 관계자는 "정년퇴직인력 276명의 인력 공백은 다 채우지 못하겠지만 결원 인력을 내년 상반기, 하반기 채용시 반영하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면서 "안전공백을 최소화하기로 했다는 점에서 노사가 대승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결과에 대한 평가는 다음 달 중 실시할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투표를 통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 모두 채용 규모에 대해 '지속 추진'이라는 표현으로 봉합에 나섰지만 구체적인 알맹이를 두고 협의 과정에서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사가 '경영 합리화는 공사의 지속 가능한 생존을 위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한다'고 합의안에 명시한 만큼 재정난 타개를 위한 뚜렷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올해 무기한 파업은 가까스로 피했지만 매년 반복되는 파업 논란으로 인한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경고파업 당시 '퇴근길 대란'이 벌어졌다. 노사간 체결한 '필수유지 업무 협정'에 따라 출근시간대인 오전 7~9시 열차 운행률이 평소와 같은 100%로 유지돼 출근길 큰 혼잡은 없었다. 하지만 퇴근시간대 열차 운행률은 평소 대비 87% 수준에 그쳐 주요 역사가 인파로 가득 차기도 했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지난 9~10일 이틀간 지하철 경고 파업으로 인해 시민에게 큰 불편을 초래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리며, 2차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는 각오로 협상에 임했다"면서 "파업으로 무너진 시민의 신뢰와 사랑을 되찾을 수 있도록 사·노가 힘을 모아 지하철 안전과 서비스 증진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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