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신임 감독 7명 중 4명이 벤치코치에서 승격…전체 사령탑의 62%
감독 권위가 절대적인 KBO리그에서는 쉽지 않은 역할
휴스턴 애스트로스 벤치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한 조 에스파다 |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는 올 시즌 뒤 8개 팀 감독이 물러나고 7개 팀 사령탑이 새로 선임됐다.
최근 야후스포츠는 7명의 신임 감독 중 4명이 벤치코치(bench coach)에서 감독으로 영전했다고 보도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밀워키 브루어스는 팀 벤치코치였던 조 에스파다와 팻 머피를 감독으로 승격시켰고 뉴욕 메츠는 뉴욕 양키스 벤치코치였던 카를로스 멘도사를 신임 사령탑으로 영입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자리를 옮긴 밥 멜빈 감독은 빅리그 감독 경험이 20년이 넘었지만, 그 역시 벤치코치부터 시작했다.
현재 사령탑이 공석인 샌디에이고를 제외하고 메이저리그 29개 팀 감독 중 18명이 벤치코치 출신으로 전체 62%에 이른다.
벤치코치 출신인 데이브 로버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감독 |
데이브 로버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감독과 알렉스 코라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 데이브 마르티네스 워싱턴 내셔널스 감독 등이 대표적인 벤치코치 출신으로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일군 감독들이다.
그렇다면 벤치코치는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야후스포츠는 벤치코치를 감독의 오른팔이자 충실한 부관이며 부주방장이라고 비유했다.
최종 결정권자는 감독이지만 벤치코치는 감독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밀착 보좌하는 역할이다.
스프링캠프 때는 훈련 일정 등을 조율하고 시즌 때는 통계 분석 등을 통한 작전 수립은 물론 이닝 교체 등 경기 중에도 감독의 경기 운영에 각종 조언을 해야 한다.
또한 감독과 선수의 가교 구실을 하는 것도 벤치코치의 중요한 역할이다.
1990년대 뉴욕 양키스의 전성기를 이끈 삼인방. |
메이저리그에서는 1962년부터 벤치코치가 출현했으나 초기에는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그러다가 1996년 뉴욕 양키스가 베테랑 감독 출신 돈 짐머를 영입한 뒤 5년간 네 차례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자 벤치코치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벤치코치는 현재 KBO리그 각 팀에 두고 있는 수석코치와는 조금 다르다.
일본프로야구에서 전파된 수석코치는 팀에서 작전 전담 코치라기보다 사실상 '넘버2' 지도자라는 개념이 강하다.
수석 코치는 감독을 보필하면서 악역도 자처한다.
감독 대신 선수들의 기강을 잡는 것은 물론 다른 코치들에게 쓴소리하기도 한다.
2017년 SK 와이번스가 영입한 라일 예이츠 QC 코치 |
SK 와이번스(SSG 랜더스의 전신)가 트로이 힐만 감독 시절인 2017년 영입한 라일 예이츠 퀄리티 컨트롤(QC) 코치가 작전 준비 면에서는 메이저리그의 벤치 코치와 좀 더 유사하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KBO리그 다른 팀도 보직 명은 다르지만, 작전을 전담하는 코치를 두기도 한다.
문제는 감독이 절대적인 권위를 지니는 KBO리그에서는 코치가 소신을 제대로 밝히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메이저리그와 다른 현실이다.
이 때문에 벤치코치 또는 작전코치의 중요성이 제대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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