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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세계와 손잡는 K팝

K팝 따로 챙긴 '빌보드 어워즈'…BTS정국·스키즈·뉴진스·블핑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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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2023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데뷔 1년 4개월 만에 ‘톱 글로벌 K-팝 아티스트’를 수상한 뉴진스. 사진 빌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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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그리고 2017년부터 6년 연속 수상 기록을 세운 방탄소년단(BTS). 그간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BBMA)에선 K팝 대표 주자의 이름만이 호명됐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K팝 4개 부문이 신설되면서 다양한 K팝 가수들에게 수상의 기회가 주어졌다.

19일(현지시간) 열린 시상식에선 BTS 정국을 포함해 뉴진스, 스트레이 키즈, 블랙핑크 등 여러 K팝 가수들이 상을 받았다. 두 팀 이상의 K팝 가수가 BBMA에서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시상식은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수상자와 사전 녹화된 수상소감 인터뷰, 시상식 무대를 차례로 홈페이지 및 소셜 미디어에 공개했다. 빌보드 측이 이유를 밝히진 않았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 여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3 MTV 유럽 뮤직 어워즈’는 “이스라엘과 가자 지구에서 충격적인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어 세계적인 축하 행사를 열 때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시상식 개최를 취소한 바 있다.



K팝 부문, BTS 정국·스키즈·뉴진스·블랙핑크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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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3집 '★★★★★(5-STAR)'(파이브스타)로 '톱 K팝 앨범'을 수상한 스트레이 키즈. 사진 빌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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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설된 K팝 4개 부문은 ‘톱 글로벌 K팝 아티스트’, ‘톱 K팝 투어 아티스트’, ‘톱 글로벌 K팝 송’, ‘톱 K팝 앨범’ 등이다. '톱 글로벌 K팝 아티스트'는 대세 걸그룹 뉴진스에게 돌아갔다. BTS 지민, 트와이스 등 함께 후보로 오른 쟁쟁한 선배 가수들을 제친 이들은 데뷔 1년 4개월 만에 K팝 가수 중 최단 기간 수상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수상 소감 인터뷰에서 멤버 해린은 “얼마나 감사한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받은 행복을 언젠가는 꼭 돌려드리고 싶다”고 했다. 멤버 다니엘은 “모든 이들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아티스트가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1년 동안 월드투어 '본 핑크'(BORN PINK)로 총 180만 명의 전 세계 관객을 만난 걸그룹 블랙핑크는 ‘톱 K팝 투어 아티스트’를 수상했다. BTS 정국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를 찍은 솔로 데뷔곡 ‘세븐’(Seven)으로 '톱 글로벌 K팝 송' 부문 수상자로 지명됐다. 이로써 정국은 팀 기록까지 포함해 7년 연속 이 시상식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8인조 보이그룹 스트레이 키즈는 정규 3집 ‘★★★★★’(파이브스타)로 ‘톱 K팝 앨범’ 부문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뉴진스와 스트레이 키즈의 축하 무대도 진행됐다. K팝 가수가 시상식 무대를 꾸민 것은 BTS 이후 처음이다. 흑백 의상을 갖춰 입은 스트레이 키즈는 ‘파이브스타’의 타이틀곡 ‘특’과 지난 10일 발매한 신곡 ‘락’을 선보였다. 뉴진스의 다섯 멤버는 색색깔의 조명 속에서 감각적인 실루엣 댄스를 펼친 뒤, 히트곡 '슈퍼 샤이'(Super Shy)와 'OMG' 무대를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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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데뷔곡 ‘세븐’(Seven)으로 '톱 글로벌 K팝 송'을 수상한 BTS 정국. 사진 빅히트 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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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투어 '본 핑크'로 ‘톱 K팝 투어 아티스트’를 수상한 블랙핑크. 사진은 블랙핑크 서울 피날레 공연 모습. 사진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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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관왕 모건 월렌·10관왕 테일러 스위프트



이번 시상식의 최다 수상자는 미국 컨트리 스타 모건 월렌과 테일러 스위프트다. 각각 11개, 10개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특히 월렌은 지난 3월 발매한 3집 정규 ‘원 띵 앳 어 타임’(One Thing at a Time)으로 '톱 빌보드 200 앨범' 부문을, 지난 2월 싱글로 발매한 곡 ‘라스트 나이트’(Last Night)로 ‘톱 핫 100 송’ 부문에서 수상했다. 한 가수가 앨범과 노래 두 가지 부문을 동시에 수상한 것은 2004년 R&B 스타 어셔 이후 처음이다.

K팝 부문 외에 일반 부문에서 K팝 가수들의 수상은 불발됐다. BTS 지민은 K팝 3개 부문 외에 ‘톱 셀링 송’에도 이름을 올리면서 총 4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지만, 아쉽게도 수상에 실패했다. 해당 부문은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에 돌아갔다. 최근 전속계약 분쟁을 겪은 걸그룹 피프티피프티 역시 ‘톱 듀오/그룹’ 후보로 올랐지만, 멕시코 밴드 푸에르자 레지다에 밀려 상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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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걸그룹 최초로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시상식 공연을 펼친 뉴진스. 사진 빌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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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K팝 부문이 신설되면서 K팝 가수들에게 주요 부문의 수상 기회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BBMA뿐 아니라 미국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K팝 부문을 신설하는 것은 하나의 흐름이 됐다. 지난해엔 또 다른 시상식 ‘아메리카 뮤직 어워즈’(AMA)에서 K팝 부문을 신설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결국은 음악에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정민재 평론가는 “시상식에서 K팝 부문을 두는 것에 대해 일각에선 K팝 가수를 특정 범주에만 묶어 두려 한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하지만 BTS의 ‘다이너마이트’, ‘버터’와 같은 메가 히트곡이 나온다면, K팝의 범주에 가둬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제 K팝 카테고리(범주)를 벗어날 정도의 음악이 나와주는 것이 과제”라고 짚었다.

김도헌 평론가는 “K팝 부문 신설은 미국의 대규모 음악 시장에서 화제를 일으키는 신진 장르로 K팝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BBMA는 총 69개 부문에서 시상을 하는데, R&B·록·라틴·랩·컨트리 등 다양한 장르별 부문을 포함한다.

그는 “이번에 K팝 부문이 없었다면, 사실 후보에 오르는 것조차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많은 K팝 가수들이 차트나 수치상으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이를 장기적으로 이어나가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초동판매량·차트 순위 등 단순한 팬덤 전략을 넘어서 바이럴을 확실하게 일으키거나 음악 시장에 영향력을 끼치는 등 좋은 음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단계”라고 덧붙였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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